▲노조조직률이 한국의 8배에 이르는 중국과 베트남에서는 대규모 파업이 매년 늘고 있다. 왼쪽은 올해 1월부터 7월 초까지 발생한 중국의 파업횟수를 기록한 지도이고, 오른쪽은 대규모 파업과 시위가 확산하는 베트남의 상황을 다룬 최근 보도다.
China Labour Bulletin/TO
홍준표의 주장은 예나 지금이나 사실이 아니다. '무노동 무임금'을 고수하는 한국의 기업들은 파업기간에 월급을 주지 않는다. 하청업체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대기업의 횡포며, 단기 이익을 위해 협력업체를 쥐어짜는 것을 '성과'로 간주하는 기업주들의 고질적 악습이다. 보수정치권은 대기업의 이런 '갑질'을 방관하는 것을 넘어 조장하기까지 했다는 점에서 공동의 책임을 져야 한다.
'노조가 기업 내쫓는다'는 주장은 어떨까? 기업이 노조를 달가워하지 않는 것은 과거나 현재나 똑같지만, 한국 기업이 해외로 공장을 대거 옮기던 2010년대 초에 한국의 노조 조직률은 역사상 최저치인 9% 대였다. 기업들이 열심히 공장을 옮겨가던 중국이나 베트남에는 노조도, 파업도 없었을까?
당시는 중국의 노조(공회) 조직률이 이미 75%에 이르렀고, 베트남 역시 노조 조직률 50%에 파업도 매년 두 배 이상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때였다. 2011년 4월, 코트라(KOTRA)가 나서서 "베트남, 파업과 임금 상승으로 고비용・저효율 생산구조 우려"라는 경고용 보고서까지 낼 정도였다. 이제 중국은 조직률 90%를 목표로 할 만큼 노조 설립 붐이 뜨겁고, 베트남도 80%를 넘긴 상태로, 양국 모두에서 대규모 노동쟁의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경우, 1980년대 후반에 비해 노조 조직률이 반토막이 난 상태(10%)며, 파업 횟수도 가파르게 감소해 왔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2017년 파업 횟수는 101건이었는데, 이는 전년의 120건보다도 현저히 즐어든 것이었다. 지난 10년간 가장 파업이 많았던 때라고 해야 2009년의 121회인데, 이는 노조의 황금기였던 1980년대에 비하면 그야말로 '새 발의 피' 수준이었다.
1980년대 후반에는 얼마나 많은 파업이 있었을까? 1988년과 1989년 모두 매년 천 번이 넘었다. 노조 조직률이 사상 최고였던 1988년에는 '불법'으로 규정된 파업 횟수만도 1143회에 달할 정도였다. 100건 정도의 파업으로 나라가 망한다면, 1980년 후반에는 도대체 경제 꼴이 어땠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