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개신교계는 성소수자를 향해 혐오 감정을 여과없이 발산해왔다. 그러나 성소수자와 연대하는 그리스도인들도 존재한다.
지유석
임 목사는 지난해 퀴어성서 주석본 발간에 참여하고, 퀴어문화축제에서 성소수자를 축복했다는 이유로 보수 장로교단인 예장합동 등 8개 교단으로부터 이단성 심사를 받은 적이 있었다. 임 목사는 그럼에도 올해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했다.
한편, 올해 국내 최대 보수 장로교단 중 하나인 예장통합(총회장 최기학 목사)은 성소수자에 더욱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모양새다. 지난 5일 예장통합 산하 신학교인 장로회신학대학교는 ▲ 교단 내 신학교 최초로 신입생 반동성애 입학 서약 실시 ▲ 총장 직속 동성애대책자문위원회 조직 및 관련 규정 개정 ▲ 동성애 관련 학생·교원·직원의 정관 시행세칙 개정 등의 조치를 취했다. 이에 대해 임 목사는 자신의 입장을 이렇게 전했다.
"이 자리는 매년 뜻을 같이하는 목회자들이 함께 모여 (성소수자들을) 축복하는, 너무나 소중한 자리다. (이단성 심사가 있었던) 지난 해 교단 중진들이 완곡한 어조로 참여하지 말 것을 권고했으나, 소중한 자리라는 마음에 권고를 뿌리쳤다. 예장통합 교단의 경우, 동성에 반대 기류를 강하게 만들어 나가고 있다. 그런 분위기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어느 시대이고 종교권력에 휘둘리지 않은 적은 별로 없었다. 목소리를 내야 할 이들이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면, 퇴보할 수밖엔 없다. 이런 상황이 우리로 하여금 목소리를 내도록 한다."한 미국인의 일침 "보수교회 반대? 무시해도 좋다" 이런 목소리에도, 보수 개신교계가 교리를 끄집어내 성소수자를 죄악시하는 경향은 여전했다. 여기에 동성애를 저출산 문제와 연결시키는 목소리가 새로이 등장했다.
퀴어 서울광장 주변에서는 보수 개신교계를 주축으로 한 보수단체의 반대시위가 벌어졌다. 이들 '엄마 아빠가 사랑해서 나를 낳았어요' '결혼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 등의 구호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동성애반대 국민대회장을 맡은 최기학 목사도 "동성애(동성혼)가 합법화되면 가뜩이나 저출산이 국가 과제인데 남녀가 이루는 가정이 파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행진이 시작될 즈음에는 수십 명의 시위대들이 스크럼을 짜고 거리에 드러눕기도 했다. 이로 인해 행진은 10여 분 늦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