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최재영씨 회사가 제작한 40미터짜리 배
최재영
주중엔 개발자, 주말엔 다이버빨리 졸업해 돈을 버는 게 효도라고 생각했던 재영씨는 대학생 3년 때 선배가 팀장으로 일하던 회사에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개발자)로 취업했다. 매일 회사에 놀러 가는 기분이 들 정도로 개발 일은 재밌었다. 하지만 몇 년 후 이직한 새 회사의 조직 문화는 그렇게 좋아하던 개발 일도 조금씩 싫어지게 만들었다.
- 한국에서 직장 생활은 어땠나요?"컴퓨터공학과 나와서 CCTV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아날로그 CCTV가 디지털로 바뀌는 시점인데, 내가 만든 제품이 나온다는 게 재미있었어요. 그러다 몇 달 임금이 체불돼서 반도체 회사로 이직을 하게 됐죠. 처음 2년 정도는 괜찮았는데 (회사 생활이) 점점 힘들어졌어요.
저는 이직할 때쯤 스쿠버 다이빙을 시작해서, 주말에 항상 다이빙을 하러 갔어요. 근데 회사는 주말 출근이나 야근을 자주 하길 바라면서 윗사람과 마찰이 생겼어요. 또 회사에서 라인도 타야 하는데, 전 그런 걸 즐기지 않아서 일이 재미없어지더라고요.
회사를 옮기면 좀 좋아질까 싶어 이직도 고민했는데, 마침 제가 있던 사업부가 없어져서 자연스럽게 정리해고가 됐어요."
- 그런데 어쩌다가 요트 제조할 생각을 한 거예요?"제가 다니던 다이빙숍 사장님이 조그마한 요트를 갖고 있었어요. 사장님이 요트를 가리키면서 '저 요트가 얼마짜리인지 알아? 저게 1억5000만 원 정도야'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단순하게 '저걸 만들거나 디자인할 수 있으면 돈이 되겠다'고 생각했죠.
제가 다이빙을 하다가 강사 자격증을 땄어요. 지금은 많이 대중화됐지만 그때만 해도 다이빙은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분들이 했어요. 파트타임으로 강사 일을 하면서도 어느 정도 돈이 생기더라고요. 그때 '내가 큰돈이 도는 산업에 있어야 나한테 떨어지는 돈이 많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적은 돈 도는 곳에서 있으면 나에게 떨어지는 것도 적구나' 이런 게 겹쳐서 '배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