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발 고양이 강호와 낯선 곳에서 한 달 살기
이명주
선착장에 내리면 수동 자전거, 전기 자전거, 미니 전동차 대여점이 포진하고 있는데 고민 끝에 수동 자전거를 빌렸다. 심각한 운동 부족이 아니면 섬 전체를 돌기에 충분하다. 검멀레 해안절벽을 지날 때 경사가 제법 있지만 모두 걸어서 구경하는 곳이니 잠깐 자전거를 끌면 된다.
검멀레 해안절벽에 다다르자 절로 발걸음이 멈춰졌다. 정지한 듯 보이지만 단 한 번 멈추지 않고 인간이 아닌 우주의 시간 속에서 자연이 빚은 절경. 그 문양 하나하나 귀하고 경이롭게 느껴졌다. 손을 대고 가만히 있으면 다른 차원의 세계의 문이 열릴 것 같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