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거부, 급한 발걸음... 19년 만의 구속 위기 조양호

[현장] 영장실질심사 위해 서울남부지법 출석... '대한항공 사태' 후 첫 구속 나올까

등록 2018.07.05 11:11수정 2018.07.05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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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전피의자심문 받는 조양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5일 오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배임, 약사법 위반, 국제조세조정에관한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전피의자심문을 받기위해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구속전피의자심문 받는 조양호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5일 오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배임, 약사법 위반, 국제조세조정에관한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전피의자심문을 받기위해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하고 있다.권우성

"..."

구속 위기에 놓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5일 오전 10시 30분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사기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조 회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어떠한 답도 하지 않았다.

"구속을 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

"..."

"자녀들을 위해 정석기업 주식을 비싸게 하라고 지시했나.'
"..."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

포토라인을 찾아 두리번거리던 조 회장은 피켓을 들고 자신에게 항의를 쏟아내는 시민들을 피해 황급히 법원 안으로 들어갔다. 사실상 포토라인과 기자들의 질문을 거부한 채 현장을 벗어난 셈이다. 인하대학교 총학생회 동문협의회 등은 "조양호를 구속하라"라고 적힌 피켓을 든 채 조 회장 뒤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조양호, 구속 촉구 고함 속 법정으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5일 오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배임, 약사법 위반, 국제조세조정에관한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전피의자심문을 받기위해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조양호, 구속 촉구 고함 속 법정으로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5일 오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배임, 약사법 위반, 국제조세조정에관한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전피의자심문을 받기위해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하고 있다.권우성

구속전피의자심문 받는 조양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5일 오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배임, 약사법 위반, 국제조세조정에관한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전피의자심문을 받기위해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구속전피의자심문 받는 조양호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5일 오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배임, 약사법 위반, 국제조세조정에관한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전피의자심문을 받기위해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하고 있다.권우성

이날 영장실질심사는 김병철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맡는다. 당초 영장실질심사 날짜는 4일이었으나 조 회장 측이 일정을 변경해 달라고 요청해 하루 미뤄졌다.

조 회장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늦은 밤 결정될 예정이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한다면 조 회장 개인적으로는 19년 만의 구속이다. 조 회장은 지난 1999년 세금 629억 원을 포탈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은 바 있다. 당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조 회장은 2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으로 형이 감경돼 풀려났다.


조 회장은 최근 불거진 '대한항공 사태' 이후 '총수 일가 첫 구속 사례'라는 불명예에 오를 위기에도 처해 있다. 앞서 조 회장의 부인 이명희씨와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도 각각 두 차례, 한 차례 구속 위기에 몰렸으나, 법원은 이들의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했다(관련기사 : 또 풀려난 이명희... 법원 "구속 필요성 인정 어려워").

특경법상 횡령·배임·사기 등 혐의


지난 2일 서울남부지검 형사 6부는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사기, 약사법 위반 혐의로 조 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지난 4월 30일 서울지방국세청이 조 회장을 조세포탈 혐의로 고발하면서 수사를 진행해왔다. 서울지방국세청은 조 회장 형제가 아버지 조중훈 전 회장의 해외 보유 자산을 물려받으면서 상속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이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납부하지 않은 상속세는 500억 원대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 회장이 해외금융계좌에 10억 원 넘는 돈을 갖고 있음에도 이를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국제조세조정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상속세 포탈 혐의는 공소시효 등 법리적 문제를 이유로 범죄사실에서 제외했다(관련기사 : 검찰, 조양호 구속영장 청구... 조세포탈 혐의는 빠져).

구속전피의자심문 받는 조양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5일 오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배임, 약사법 위반, 국제조세조정에관한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전피의자심문을 받기위해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구속전피의자심문 받는 조양호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5일 오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배임, 약사법 위반, 국제조세조정에관한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전피의자심문을 받기위해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하고 있다.권우성

구속전피의자심문 받는 조양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5일 오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배임, 약사법 위반, 국제조세조정에관한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전피의자심문을 받기위해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구속전피의자심문 받는 조양호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5일 오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배임, 약사법 위반, 국제조세조정에관한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전피의자심문을 받기위해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하고 있다.권우성

조 회장은 총수 일가가 대표로 있는 중개업체를 대한항공 면세품 거래 중간에 끼워 넣어 부당이익을 취하고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검찰은 조 회장과 맏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변호사 비용이 회삿돈으로 나간 것으로 보고 이를 범죄사실에 집어 넣기도 했다.

조 회장은 이른바 '사무장 약국'을 열어 수십억 원대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현행법상 약국은 약사 자격증이 없으면 개설할 수 없음에도, 조 회장은 인하대병원 인근에 공간을 제공하는 등 약사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수익의 일부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약국이 18년 동안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1000억원대의 건강보험료를 부당하게 챙긴 것으로 보고 조 회장에게 형법상 사기보다 처벌 수위가 높은 특경법상 사기 혐의를 적용했다.

이밖에도 검찰은 조 회장의 세 자녀(조현아·원태·현민)가 비상장 계열사(정석기업) 주식을 싸게 사들였다가 비싼 값에 되팔아 90억 원대에 달하는 이익을 챙긴 것으로 보고, 이에 조 회장이 연관돼 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조양호 #대한항공 #한진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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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악의 저편을 바라봅니다. extremes8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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