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시위 참가한 여중생들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옛 일본대사관 터 앞에서 열린 제1342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소명중학교 학생들이 일본 정부의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윤미향 정대협 공동대표는 "(위안부 할머니들은) 70~80년 전 10대의 어린 나이에 일본군의 성노예로 끌려가 전쟁터에 끌려다니면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삶을 살아냈다. 그러나 반세기의 침묵은 가해자들의 방조와 방관을 더 견고하게 만들었고 2차 3차 피해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대표는 "김복득 할머니는 못다 이룬 꿈(일본 정부의 범죄 인정과 공식 사과)을 안고 세상을 떠났다. 길원옥 할머니가 뜨거운 아스팔트 길 위에서 우리와 함께 사죄하라 배상하라 외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전국 각지의 27분의 피해자는 '혹시 오늘 좋은 소식이 있으려나' 기다리며 살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단체로 수요시위에 참가한 부천 소명여중의 오승지 학생은 "91년 김학순 할머니의 최초 피해 증언이 있었지만 일본 정부는 아직까지도 제대로 된 사과를 안 했다. 왜 사과도 없이 돈으로 역사를 모면하느냐, 역사를 돈으로 바꿀 순 없다"고 주장했다.
페미니즘 대학생 단체인 '모두의 페미니즘'의 한 활동가는"일본군 성노예제 피해 할머님들의 용기 있는 고백이 한국 사회 포함한 전 세계 피해 여성들에게 자신들의 피해 사실을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피해자에게 피해자답기를 요구하는 사회 편견에 당당하게 맞서는 할머님들은, 페미니스트·인권운동가 후배들에게 뒤따라갈 수 있는 발자국을 남겨주셨다"고 밝혔다.
일본 홋카이도에서 10명의 일본 시민들과 함께 온 하루키 치에꼬씨도 무대에 올라 일본 정부를 비판했다.
"이렇게 집회에 참여해서 정말 기쁘게 생각합니다. 일본 정부는 할머니들의 진정한 목소리를 들으려 하기보다는 약간의 돈으로 끝내려고 합니다.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할머니들이 진심으로 활짝 웃는 날이 하루라도 빨리 올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날 주최 측은 성명을 통해 ▲ 일본 정부의 공개 참회 ▲한·일 양국 정부의 2015년 한일합의 전면 무효화 ▲한국 정부의 '화해치유재단' 해산과 10억엔 반환 등을 요구했다.
한편 참가자들은 이날 함께한 길원옥 할머니의 건강을 기원하며 '길원옥 할머니'의 이름을 연호했고, 이에 길원옥 할머니는 웃음으로 화답했다. 집회가 끝나고 자리를 뜨는 길원옥 할머니에게 소명여중 학생들이 달려와 인사를 하며 눈을 맞추고 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