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수확장마철과 겹치는 감자수확은 올해도 빗속에서 쟁기를 밀었다
오창균
장마와 겹친 태풍으로 며칠 동안 쏟아진 폭우에 많은 지역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농경지의 유실과 침수로 일년 농사를 잃어버린 소식. 동병상련의 마음은 어쩔 수 없는 같은 농민의 처지라서 더 그럴 것이다.
올해 감자농사는 비와 함께 시작해서 비와 함께 수확을 마쳤다. 작물의 파종시기에 내리는 비는 농사에 도움이 되지만, 수확시기에 내리는 비는 쓸모 없어서 원망의 대상이 된다.
한순간 쏟아졌다 멈추는 사이에 게릴라전을 하듯이, 감자를 수확하는 모습이 갯벌에서 조개를 캐는 것 같다. 결국 질퍽한 흙 속에서 쟁기도 힘을 못 쓰고 쏟아지는 장대비에 허옇게 드러난 감자를 거두지 못하고 철수했다.
고온다습한 기후와 병충해장마철의 무덥고 꿉꿉한 날씨는 사람을 지치게 하듯이, 작물도 고온다습한 기후에서 병충해에 시달리는 때가 요즘이다. 장마가 끝나면 곳곳에서 이상징후를 보이는 작물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고추농사에서 가장 경계하는 탄저병은 잦은 비와 습한 날씨가 지속되면 영락없이 찾아온다. 작년의 고추농사가 전국적으로 흉작이었던 것도 길었던 장맛비의 영향이 컸다.
장마철 잦은 비로 인해 흙속의 물빠짐이 나쁘면 뿌리를 통해 감염되는 역병(확산속도가 빠르고 치명적인 전염병)은 손 쓸 틈도 없이 작물전체에 아주 치명적이다. 그러나, 공기중으로 감염되는 탄저병은 열매와 잎에 곰팡이의 징후가 보이므로 빠르게 대처를 하면 피해를 막거나 줄일 수 있다.
공기중으로 감염되는 또 다른 흰곰팡이병은 오이와 같은 넓은 잎의 작물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고온다습한 날씨에 빗물을 통해 감염에 취약한 고추, 오이와 같은 작물은 비닐하우스의 시설재배에서는 비가림으로 발병률이 줄어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