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고 김주중 조합원 분향소 설치를 막으려는 보수단체 회원들이 충돌을 막으려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권우성
쌍용차범대위 등이 분향소를 설치하려고 하자, 극우시위대가 달려들었다. 쌍용차범대위 등과 극위시위대가 한 데 뒤엉켰다. 그 과정에서 일부는 바닥에 넘어져 크게 다칠 뻔했다. 한 극우단체 시위참가자는 분향소 텐트를 설치하는 한 금속노조 조합원의 멱살을 잡고 텐트에서 떼어내려고 했다.
또 다른 극우시위 참가자는 텐트를 무너뜨리기 위해 기둥을 잡아당겼다. 쌍용차범대위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한두 사람씩 기둥을 부여잡고 버텼다. 5분여의 몸싸움 끝에 분향소를 겨우 설치했다. 그 이후에도 극우시위대와 시민사회단체는 경찰을 사이에 두고 2시간 넘게 대치했다.
어렵게 설치된 분향소 안에서 상복을 입은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지부장이 분향하는 시민들을 맞았다. 가장 먼저 분향을 한 최헌국 목사는 "쌍용차 해고노동자 문제가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분노한다"라고 말했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 "'죽었다'가 아닌 '죽였다'"
분향소 설치에 앞서 기자회견을 연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쌍용차범대위 등은 참담한 표정으로 고인의 영정을 들고 섰다. 이들이 무거운 마음으로 대한문 앞에 선 건, 5년 전과 달라진 것이 22명에서 30명으로 늘어난 희생자 숫자밖에 없어서다.
앞서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은 2012년 4월부터 대한문 앞에서 분향소를 설치하고 농성을 벌였다. 하지만 2013년 4월 서울 중구청이 쌍용차 해고 노동자 분향소와 천막 농성장을 철거하고 분향소가 있던 자리에 화단을 조성했다. 쌍용차비대위 등이 다시 분향소를 설치하려다 경찰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결국 같은 해 11월 쌍용차 범대위는 경기도 평택 쌍용차 공장 앞으로 분향소를 옮겼다. 대한문 앞 농성 1년 7개월 만의 일이다. 그 후 5년이 흘렀지만, 상황은 달라진 게 없다.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은 복직을 이야기하며 여전히 거리 위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