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포시즌 호텔에서 일하는 이성진씨.
이성진
포시즌 호텔에서 시작한 인턴생활대학에서 제빵을 배운 이성진씨는 지금 토론토 포시즌호텔에서 '페이스트리 쿡(Pastry Cook)'으로 일하고 있다. 새로운 직업을 처음부터 시작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지만, 지난 2년을 잘 버텨 여기까지 왔다. 3년짜리 PGWP(Post-Graduation Work Permit)라는 취업 비자를 받은 그는 한발 한발 캐나다에서의 미래를 그려가고 있다.
- 호텔은 어떻게 취직했어요? 과정을 설명해주세요.성진 : "3학기에 한 달 동안 인턴 수업이 있는데 베이커리, 호텔 등 여러 군데로 갈 수 있어요. 저는 기본부터 배우는 게 낫다고 생각해서 호텔로 갔어요. 베이커리에 가면 특정 제품만 배워요. 호텔 뱅킷(Banquet)은 학교에서 배우는 메뉴를 다 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 제빵 공부를 한국이 아니라 캐나다에서 한 이유가 있나요?성진 : "제빵이 한국에선 아닌데 캐나다에선 할만하다고 생각해요. 한국 빵집에선 아침 6시에 출근해서 저녁 7~10시에 퇴근했어요. 근데 급여는 월 130만, 150만원이고요. 4, 5년 해서 제빵장이 돼도 근무시간은 크게 달라지지 않아요.
저는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최대한 보장되길 바라는데, 한국에선 직접 빵집을 차리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내 가게를 차려도 사장님 일하는 걸 보면 알잖아요. 사장님은 아침 6시에 문 열고 밤 12시에 문 닫아요. 하루 종일 빵집에만 있는 거예요. 저는 주 6일 일하지만 사장님은 주 7일이잖아요.
지금 저는 일주일에 4일(화, 수, 목, 토요일) 출근해요. 하루에 8시간 일하고 30분 휴식하고요. 호텔엔 노조가 있어 쉽게 자를 수도 없어요."
- 캐나다에서 제빵 분야는 급여가 어느 정도 수준인가요?성진 : "3만, 4만 캐나다달러(아래 모두 '달러'로 표기)고요. 한국에서도 사장님, 매니저가 아닌 이상 월 300만원에서 더는 안 올라가요. 여기도 같아요."
- 취업을 못하면 영주권을 딸 수 없을 텐데, 취업이 많이 어렵나요?성진 : "대학에서 기술을 배우고 나오면 바로 건축현장 등에서 일할 수 있지만, 사무직(Office Job) 회사 취업은 생각보다 어려워요. 여기 현지인들도 취업이 어려워요. 주변에 IT전공으로 졸업한 지 1년이 지나도 취업이 안 돼서 마트에서 일하거나, 건설현장 일용직을 나가는 사람들도 봤어요. 어떤 사람은 영주권 취득이 쉽다고 해서 다른 주로 갔는데 아직 일자리를 못 구했다 하고요.
한국은 스펙을 쌓고 면접 준비를 하는데, 여기는 경력 위주 채용이라 경력 없이 취업은 솔직히 어려워요. 어떻게든 졸업 전에 학교 다니면서 인턴, 파트타임으로 일 시작한 사람은 그래도 잘 구하는 것 같아요. 경력을 안 쌓고 있다가 졸업한 뒤 찾으려 하면 힘들죠.
저도 바로 일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5월에 대학 입학하고, 6월부터 바로 식당에서 일했어요. 6개월 후에는 친구 소개로 새로 오픈하는 빵집에서 일자리를 구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