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그림
철수와영희
음식에는 단순한 생존 유지뿐만 아니라 사랑, 관계, 환경, 평화 같은 다양한 가치가 담겨 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건강 문제 때문에 음식에 관심을 가졌다가 환경 운동가로 변신하거나, 전 세계의 불평등한 밥상에 분노해 세계 기아 퇴치에 앞장서기도 하죠. (54∼55쪽)
<10대와 통하는 음식 이야기>(박성규, 철수와영희, 2018)는 어린이하고 푸름이가 밥에 눈길을 두도록 이끕니다. 아침저녁으로 맞이하는 밥이지만 정작 밥살림을 깊이 들여다볼 겨를이 적거나 없을 어린이하고 푸름이한테, 그냥 먹지 말고 생각하면서 먹어 보자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방송이나 인터넷에 숱하게 떠도는 '먹는 얘기'는 무엇을 말하는가를 푸름이 스스로 돌아보고 짚자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어버이가 차려 주니까 먹는 밥이 아닌, 학교에서 마련해 주니까 먹는 급식이 아닌, 몸이 되고 피랑 살이 되는 밥이란 무엇인지 넓게 헤아리면서 배우자고 하는 이야기를 다루어요.
특히 장과 조미료가 획일화되다 보니 어딜 가든 음식 맛이 다 비슷비슷한 느낌마저 들어요.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다양성이 줄면 재미가 없어지고, 재미가 없어지면 관심을 두지 않게 되죠. (165쪽)
학교를 다니느라 바쁘다면 밥 먹을 틈이 없을 때가 있습니다. 대학입시를 앞둔 수험생이라면 '공부하느라 바쁘'기에 '손수 밥을 지어서 먹자'는 생각을 내기는 매우 어려울 만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시험공부가 크다 하더라도 끼니를 굶으면서 시험공부를 할 수 없어요. 아침저녁으로 어김없이 수저를 들어야 합니다. 수저를 들고 나면 설거지를 해야겠지요. 설거지뿐 아니라 밥상을 치우고 부엌도 갈무리해야 할 테고요. 이뿐 아니라, 한끼를 누렸으니 끝이 되지 않습니다. 언제나 다음 끼니를 헤아려야 합니다. 손수 짓든, 가게에서 사오든, 집이나 학교에서 먹을거리를 장만하거나 손질하거나 다루는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오늘날에는 거의 모두 도시에서 살기에 먹을거리는 '땅이 아닌 가게'에서 나오기 마련입니다. 어린이나 푸름이가 굳이 밀씨를 심어서 돌보아 거두지 않아도, 또 밀가루를 알맞게 개고 반죽을 하지 않아도, 발효나 굽기라는 품을 들이지 않아도, 주머니에 돈이 있으면 가볍게 빵 한 조각 사서 배를 채울 수 있어요. 그렇다면 이때에 생각할 노릇이겠지요.
가볍게 사다 먹을 수 있는 가공식품은 무엇일까요? 가공식품에는 무엇이 들었을까요? 첨가물이란 무엇일까요? 라면에는 어떤 첨가물이 왜 들어갈까요?
어느 모로 본다면 어린이나 푸름이한테는 좀 골이 아플는지 모릅니다만, <10대와 통하는 음식 이야기>는 '가공식품 첨가물' 이야기를 제법 꼼꼼히 다룹니다. 어른들이 식품공장에서 가공식품을 내놓으면서 겉에 밝히는 첨가물에 꽤 어려운 말을 쓰는데, 왜 어려운 말을 쓰는지, 이 어려운 말에 숨은 뜻이 무엇인지 푸름이가 잘 짚을 줄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