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백합
호감이 덜가는 꽃이지만 희소성 때문에 두고 본다.
이 사진도 작년에 찍은 것이다.
홍광석
꽃들도 감정이 있고 넋이 있다는데 아직도 나는 그런 점까지 볼 수 있는 혜안도 없고, 꽃들과 소통할 능력은 없다. 그저 꽃을 보며 느낀 의미를 나름 해석하여 기쁨과 평화와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좌절과 불안에서 벗어나는데 힘을 얻으며 살아있는 내 존재를 확인한다.
환자들의 심리나 정신적인 불안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음악치료나 웃음치료 미술치료 그리고 원예치료 등이 있음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런 치료법이 환자들의 취향과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을 것이다.
특별히 원예치료라는 말을 붙이기는 어렵겠지만 나의 경우 일상에서 보이는 나무와 꽃이 심신의 건강 회복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계절에 따라 왔다가 지는 꽃들을 보면 내가 숨 쉬고 있는 살아있는 존재임을 확인하고, 필연적으로 내가 가야할 곳이 어디인지 생각하게 된다.
병원에서 이상 소견이 없다고 했지만 스스로도 체력이 좋아졌음을 느낀다. 음식 조심하고 열심히 운동하며 텃밭 농사를 한 결과일 수도 있겠지만, 여러 꽃들과 더불어 보낼 수 있는 환경 덕분이라는 생각도 크다. 목마른 꽃을 찾아 물을 주는 행위는 자비가 아니라 스스로 성찰하고 마음을 비우는 수행 아닐까? 그런 마음으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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