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진성영 작가가 쓴 텔레비전 드라마 제목 등을 새긴 머그컵. 그의 작업실에서 볼 수 있다.
이돈삼
진 작가는 지난해 8월 고향으로 내려오기 전까지 서울에서 캘리그래피 작가로 활발히 활동했다. SBS 수목드라마 <나쁜 남자>, KBS 대하드라마 <징비록>, KBS 대기획 <의궤, 8일간의 축제>, MBC 다큐멘터리 <바다愛 물들다>... 우리에게 익숙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서체도 그의 작품이다.
가수들의 음반 표지 제목과 각종 포스터, 책 표지 글씨도 많이 썼다. 전남도청 소식지 <전남새뜸> 등 신문과 사보, 잡지의 제호도 헤아릴 수 없이 썼다. 그의 글씨는 하나같이 생동감 있고 맛깔스럽다는 평을 받고 있다.
"캘리그래피는 가독성이 높아야 합니다. 글자가 정확히 보이고, 내용이 쉽게 전달되어야죠. 시선을 붙잡을 수 있도록 차별성도 갖춰야 하고요. 물 흐르듯 유연함과 리듬감도 살아있어야 하고요. 선의 움직임과 형태를 통한 조형미에다 나만의 개성도 담고 있어야죠."진 작가가 들려주는 좋은 캘리그래피의 조건이다. 전라남도 진도에 딸린 작은 섬, 조도에서 나고 자란 진 작가는 전라남도에서 대학을 다니고, 한때 텔레비전 방송국에서 영상 촬영 일을 했다.
캘리그래피를 접한 건 10년 전, 서울의 한 회사방송국에 프로듀서로 근무할 때였다. 서예가 초정 권창륜 선생으로부터 가르침을 받고 캘리그래피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그동안 캘리그래피의 모든 것을 담은 책 <캘리그라피를 말하다> 등 여러 권의 책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