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국권회복단 결성지 안일사
정만진
1917년 비밀 결사 대동청년당(大同靑年黨)에 가입했다. 3·1독립운동 당시 경남 일원의 시위를 대동청년 단원인 변상태(卞相泰), 김관제(金觀濟) 등이 주도하도록 이끌었다. 윤 지사는 파리강화회의에 제출할 독립청원서가 상해로 건너갈 수 있도록 자금도 지원했다.
이 일로 윤 지사는 옥고를 치렀다. 출옥 후 그는 지금의 월곡역사공원 동북쪽 솔밭 아래에 덕산학교를 세워 항일 민족교육 운동을 계속했다. 정부는 고인의 공훈을 기려 1991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하였다.
월곡역사공원 북쪽 출입구에 서서 윤상태 고택과 덕산학교가 있던 터를 다시 바라본다. 여전히, 아무 것도 없다. 그저 서양식 건물과 고층 아파트, 공영 주차장만 가득하다. 하지만 윤상태 지사의 자취는 무형의 정신사가 되어 우리의 가슴속에 남아 있다.
새로운 형태로 역사에 조명된 윤상태 지사
1957년에 이화여대 약학과를 졸업한 윤이조 씨가 자서전 성격의 책 <지나간 것은, 다 그립고 눈물겹다>를 펴냈다. 책은 1부 '내 고향, 나의 유년', 2부 '해방 그리고 전쟁', 3부 '생의 끝자락', 부록 '윤상태 조선국권회복단 통령 활동 연혁 및 문헌자료'로 구성되어 있다.
부록의 명칭에서 짐작이 되듯이, 이 책의 상당 부분은 윤이조 저자의 할아버지인 윤상태 지사에 관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1부 '내 고향, 나의 유년'의 '할아버지는 윤 거제 어른으로 불렸다', '할아버지는 온몸이 축 늘어져 있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참 많이도 우셨다' 등의 소제목은 본문을 읽지 않고도 내용을 어느 정도 가늠하게 해준다.
윤상태 고택과 덕산학교는 비록 남아있지 않지만 <지나간 것은, 다 그립고 눈물겹다>는 우리에게 지사의 삶을 돌이켜보게 해준다. 책의 서문을 통해 '할아버지가 하신 일을 내가 다 알지는 못한다. 내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은 아주 조금밖에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지만 자신의 자서전을 통해 할아버지 윤상태 독립지사의 나라사랑 정신과 헌신적인 민족애를 다시 한번 역사에 아로새긴 저자의 마음씀은 새로운 역사 자료로 각인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