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 정원. 그림 속 정원과 현실의 정원은 전혀 다름이 없어 놀랍기만 하다.
노시경
나는 고흐의 그림 속 정원과 실재하는 정원의 모습을 비교해 보았다. 정원 입구 왼편에 선 커다란 올리브 나무와 정원의 꽃, 병원의 노란 벽, 붉은색 기와지붕의 현실적 모습은 그림 속의 모습과 완벽하게 똑같았다. 나무와 집들은 고흐가 끊임없이 화폭에 옮겼던 대상들인데 이 정원 안과 밖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고흐의 정원 그림을 그대로 복원해 놓은 정원, 고흐가 남긴 정원은 나무와 꽃들로 가득 차 있고 일견 화려해 보인다. 하지만 무언가 허전하고 외로워 보인다. 고흐가 정신치료를 받았던 요양원이었기 때문인가? 철저하게 혼자였던 고흐의 일생처럼 외로움이 묻어나는 것 같다. 이 정원 앞에 홀로 앉아 그림을 그렸을 외로운 고흐의 모습이 머리 속에서 그려졌다.
고흐는 자신의 귀를 자른 후 이곳에 강제 수용되었다. 고흐도 병상에서 창 밖을 내다보며 이 풍경을 보고 요양을 취했을 것이다. 고흐는 정원의 꽃과 나무를 보면서 마음을 다스렸을 것이다. 어쩌면 이 정원을 보면서 휴식을 취하던 당시가 고흐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을 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