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 오후, 북미 정상이 만날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 정문에서 보안요원이 차량에 탑승한 사람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확인증이 붙은 차량만 출입이 가능했다.
유성애
"죄송합니다만 오늘은 호텔 안 어느 곳도 운영하지 않습니다. 식당도 모두 문을 닫았습니다. 다시 호텔 밖으로 나가셔야 합니다."
카펠라 호텔 1층 프론트 직원은 당황스럽다는 표정이었다. 북미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 오후,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을 방문한 <오마이뉴스> 기자가 미리 온라인으로 예약해둔 식당 예약 메일 확인증을 내민 탓이었다. 카펠라 호텔은 오는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상회담을 하는 장소다.
예약확인증을 본 호텔의 해당 직원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이건 있을 수 없는 일(this is not even possible)"이라더니, 잠시 뒤 곧 "죄송하다. 현재 호텔 안 모든 곳이 닫혔다"라고 사과하며 기자에게 호텔 밖으로 나가 달라고 요청했다. "북미정상회담 때문에 닫힌 것이냐"고 묻자 그는 잠시 망설인 뒤 "큰 이벤트가 곧 열리기 때문"이라고만 답했다.
CCTV 추가, 보안요원 증가... 가림막 설치해 호텔 주변 산책로도 폐쇄할 듯이틀 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마주 앉게 될 싱가포르 센토사섬은 마치 '태풍의 눈'처럼 고요했다. 카펠라 호텔 정문 바로 건너편에는 놀이공원도 운영하고 있어, 관광객들의 즐거운 비명이 들리는 등 여느 관광지와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회담이 열릴 카펠라 호텔 주변엔 CCTV(폐쇄회로 TV)가 추가로 설치되고 경찰차가 수시로 다니는 등, 보안이 한층 강화된 모습이었다.
카펠라 호텔 내부에서는 막바지 내부 공사도 진행 중인 듯했다. 로비 앞마당에서 형광색 안전 조끼를 입은 남성 두 명이 무언가를 작업 중이었다. 호텔 정문 앞 곳곳에는 검은색 옷을 입은 보안 요원들이 배치돼, 호텔 투숙객 혹은 확인증을 붙인 차량 등 신원을 확인한 사람만 호텔로 들어가게 했다. 여기엔 '10일~14일 경찰이 사전 점검할 예정'이라는 표지판도 설치돼 있었다. 정문 앞에만 CCTV가 총 3대 있었는데, 직원에 따르면 최근 추가로 설치됐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