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맞잡은 주 독일 남북 대사
Tsukasa Yajima
지난 9일 토요일 오후 3시(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의 한인교회에서 2000년 6.15공동선언과 지난 4.27 판문점 평화선언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과거 분단되었던 도시 베를린에서 아직 분단 중인 남북 사람들이 모여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행사가 열린 것이다. 특히 이날 자리에는 남북 양측의 주 독일 대한민국 정범구 대사와 주 독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박남영대사가 자리에 함께했다.
매년 615 기념행사를 주최하던 6.15 유럽위원회는 올해 특별히 남북 간의 역사적인 판문점 평화 선언이 이루어진 것을 고려하여 남북 양측의 대사관들을 초청했다. 6.15 유럽위원회의 이번 행사 제안에 주 독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측에서는 흔쾌히 행사에 참여할 것을 약속했다고 한다.
양국 대사 만나자 교회에 가득한 박수 소리 행사가 시작되기 전, 늘 평화로워 보이는 베를린의 한인교회 앞에는 사뭇 긴장한 사람들이 서 있었다. 곧이어 검은 승용차가 교회 앞에 서고, 주독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박남영 대사가 차에서 내리자 취재진들이 몰려들었다. 이어 주 독일 대한민국 정범구 대사와 인사를 나누자 행사장 안에 사람들의 박수소리가 교회를 가득 채웠다. 양국 대사가 직접 만나고 악수하는 것을 본 교민 중에는 감격하며 눈물을 훔치는 사람들도 있었다.
곧 행사가 시작되었다. 이번 행사는 통일을 위해 헌신하다 목숨을 잃은 영령들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되었다. 이어서 2000년 6.15공동선언부터 2007년 10.4선언, 그리고 최근의 3차 정상회담까지 간추린 영상이 상영되었다. 이번 영상을 직접 편집하며 이번 행사를 준비한 박정심씨는 요즘 누구보다 설레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한다.
"정말 눈물 나요. 정말 얼마나 우리가 엄혹한 세월을 지냈어요. 4.27 판문점 평화선언을 보면서도 기뻤지만 금세 한반도 분위기가 얼어붙었잖아요.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이 갑자기 두 번째로 판문점에서 김정은 국방위원장을 만났을 때는 정말 너무 기뻤어요! 너무 멋있었어요!"그는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묵묵히 뒤에서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그는 18년간의 남북 상황을 영상으로 편집하면서 눈물이 났다고 했다. 베를린에서 공식적으로 평화통일을 기원하며 남북 양국의 대사가 만나는 뜻 깊은 자리는 알고 보면 이런 교민들의 노력과 인내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이번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독일 곳곳에서 사는 6.15 유럽위원회 교민들이 8시간 기차로 또는 비행기로 베를린에 모였다고 한다. 박정심씨 또한 고속기차로 5시간 거리에 있는 오버하우젠에서 베를린으로 온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