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도 시민기자
권우성
지난 5월 초순 재미 언론인 진천규 기자가 4월에 북한을 다녀왔다는 말과 함께 한 번 만나기를 청했다. 그런데 나는 왠지 5월에 제자들을 만나는 게 싫어 다음으로 미뤘다. 그 며칠 후 공교롭게도 민화협 김홍걸 상임의장이 "곧 한 번 뵙고 싶습니다"라는 문자를 보내왔다.
마침 그 무렵 6.12 북미정상회담이 결정되었고 곧이어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18주년'이 되는 때였다. 그래서 셋이서 밥 한 끼 같이 나누면서 이런저런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듣는 것은 현역 시민기자인 나에게는 더 없이 좋은 기회 같았다.
세 사람이 일정을 상의한 결과, 지난 7일 오후 5시 만나기로 했다. 장소도 아예 오마이뉴스 스튜디오로 정했다. 진 기자가 북에서 애써 촬영해 온 동영상을 큰 화면으로 보면서 정담을 나누고자 함이었다.
그날 우리 세 사람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악수로도 모자라 가벼운 포옹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진 기자가 준비해온 동영상을 보면서 그리운 북녘 산하와 동포들의 생활상, 그리고 취재 뒷이야기를 들었다.
진천규 기자는 재미동포(영주권자)로 2017년 10월과 11월, 그리고 올 4월 등 세 차례 약 30여 일 북한의 신의주, 평양, 원산 등지를 살폈다. 그리고 그곳의 풍물을 손수 동영상으로 담아와 JTBC, MBC, SBS 등의 매체를 통해 북녘 소식을 여과 없이 전한 바 있다. 이후 전국 각지에서 초청받아 북녘의 참 모습을 영상과 강연으로 전하고 있다.
특히 진 기자는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0년 6월 14일 밤 8시 6.15 공동선언문을 구두로 합의한 뒤에 두 정상이 손을 치켜든 역사적인 순간을 촬영한 바 있다.
진천규 재미 언론인은 내가 1972년 서울 오산중학교 1학년 12반 담임을 했을 때 학생으로 만났다. 김홍걸 상임의장은 1979년 이대부고에서 고1, 고2, 이태 동안 국어를 가르칠 때 만났던 학생으로 그새 4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래서 우리 세 사람의 인연은 얽히고 설킨, 그래서 아주 특별했다.
[관련기사; 작년에 북한 다녀온 제자, 그의 사진이 낳은 결과 / '옛 훈장'이 김홍걸 위원장에 보내는 조언 4가지]비핵화를 하루 빨리 이루는 지름길은 우리 세 사람은 모두 북한을 다녀온 적이 있었다. 김홍걸 상임의장은 2011년 김정일 위원장 장례식 때 어머니 이희호 여사를 모시고 조문 차 다녀왔고, 나는 2005년 7월 20일부터 7월 25일까지 '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민족작가대회'에 참석한 바 있다.
나와 김 의장은 12년 전, 7년 전 방북 때보다 훨씬 더 발전된, 몰라보게 변한 평양과 북녘의 도시와 산하를 보면서 그 발전 속도에 놀라움과 반가움을 표시했다.
"남쪽 사람들은 북녘을 너무 모르고 있습니다. 북녘이 80이라면 20~30 정도만 알고, 아직도 북녘을 1970, 80대 어려웠던 그 고난의 시절로만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