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풀을 베어서 그 자리에 덮어주면 2차 풀을 억제하고 흙의 수분유지를 한다
오창균
농사에서 세상을 보다땡볕에 농장 양파밭에서 며칠간 풀과 씨름을 하느라 어깨와 손이 저리다. 제초제의 유혹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은 내가 생각하는 농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제초제를 사용하는 농사를 무조건 배척하지도 않는다. 농사에서 풀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고 그것에 대처하는 방법도 제각각이다. 현실적인 상황에 맞춰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안타까운 것은 농사에서 풀은 무조건 없애야 한다는 논리가 우리 사회의 흑백 논리와 소수의 의견을 무시하거나 배척하는 집단의 폭력성과 닮았다는 것이다.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는 사회는 끝없는 대립과 갈등으로 치닫고, 농사에서는 생태계 파괴와 건강한 농산물의 생산이 불가능한 악순환에 빠진다.
제초제를 한 번만 사용하면 풀이 안 나올 줄 알았다가 그것이 아닌 것을 알고는 적절하게 풀을 키우면서 농사를 짓는다는 농부를 만난 적이 있다. '흙이 살아야 농사가 산다'는 말에는 흙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생명체들이 함께 공존했을 때 모두가 잘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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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는 무조건 뽑아야? 풀이 땅을 살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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