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기 씨는 한국당 지지 정서를 ‘뿌리’라는 단어로 표현했다.
뉴스민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겪으면서 한국당에 대한 국민적 지지 정서는 바닥을 치고 있다. 그럼에도 경북에서 한국당이 높은 지지세를 유지하는 걸 해석하는 데 '박정희'와 '뿌리'는 버릴 수 없는 키워드가 됐다. 칠곡 역시 '보수', '뿌리', '박정희', '하던 대로'로 표현되는 한국당에 대한 높은 지지세는 분명하게 감지된다.
경북 한국당 지지 해석에 뺄 수 없는 '박정희'와 '뿌리론' 그럼에도 움트는 변화의 기운···"문재인 잘하지!" 80세 할머니물론 칠곡에서도 변화의 기운은 움트고 있다. 지난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보다 더 많은 득표를 한 경북 6개 읍·면·동 중 한 곳도 칠곡에 있다. 칠곡 석적읍에서 문 대통령은 33.7%를 득표해 25.1%를 득표한 홍 대표에게 8%가량 앞섰다. 석적읍은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에게도 9.2% 표를 줬다. 구미 진미동에 이어 심 후보 득표율이 두 번째로 높은 경북 읍·면·동이다.
석적읍은 구미국가산업단지와 맞닿아서 이곳에서 일하는 젊은 사람이 많다. 칠곡군은 2015년 기준 전체 평균연령이 38.9세로 경북에서 비교적 젊은 도시다. 석적읍은 30.5세. 칠곡에서도 가장 젊다. 여느 도시들처럼 칠곡에서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지만, 고령층에서도 문재인 대통령 지지 의사를 드러내는 주민을 만날 수 있었다.
왜관읍내 중앙로를 따라 시장에서 역으로 가는 길 중간에 만난 허기복(80, 여) 씨는 "착하고, 정직하고,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사람을 찍어야 돼, 알았지?"라고 젊은 기자들을 타이르듯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착한 사람', '정직한 사람', '가난한 사람', '사람 좋아하는 사람' 투표 기준을 하나씩 나열하며 이야기한 허 씨는 "정당은요"라는 물음에 "정당은 뭣 하러 봐! 정당은 무슨 필요해. 정당은 필요 없고"라고 잘라 말했다.
"그런데 여긴 계속 자유한국당만 당선되잖아요?""여기는 박정희 때부터, 박정희 딸 누구고, 박근혜. 박근혜 텃밭이야.전라도 몰표 나오듯이 여기도 몰표 나와. 무조건 (한국당 후보가) 됐다 하면 되는 거야.""당만 보고 뽑는 건 건 어떻게 보세요?""그건 나쁘다고 보지. 그렇지! 안 그래? 잘하는 사람을 선택해야지, 안 그래?오늘 뉴스를 보니까 (군수 후보) 3명 중에 전과자가 1명뿐이더라고.전과자는 나쁜 사람이잖아. 좋은 사람은 못 되잖아, 안 그래?""민주당이 처음 나왔잖아요?""응. 근데. 몰라. 투표해봐야 (알아). 지금은 좀 술렁술렁하더라고.""문재인 대통령은 어떠세요?""잘하지! 진짜 잘하지. 진짜 거짓말 안 하고. 아직까지 부정이 없더라고.사람이 부정이 없어야 된다이.사람이 정직하게, 남 속이지 않고 살면, 언제라도 앞길이 열리지만,아니면 딱, 엑스(X)다이(지지 안 한다)"
이야기를 옆에서 듣고 있던 박(63, 여) 씨도 "나는 문재인 찍은 사람"이라면서 "근래에 문재인 대통령 남북회담 하는 거 보고 조금은 바뀌었다, 사람들이"라고 말을 보탰다. 충북 청주 출신인 박 씨는 29살에 이곳으로 시집와서 여태 살고 있다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박 씨는 "지방색이라 그래야겠지? TK 특징이라 안 해야겠나? 무조건적인, 무지에서 오는 거"라고 경북 특유의 한국당 지지 정서를 해석했다.
박 씨는 "(한국당 독점 구조를) 깨려면 자꾸 (민주당 후보가) 나와야죠"라며 "나와서 자꾸 의식 전환을 해줘야죠"라고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경북에 후보를 내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는 김길동(52) 씨도 드러냈다. 대를 이어서 왜관시장에서 약재상을 하는 김 씨는 "기존 정치가 틀에 박혀 있으니까, 젊은 사람들이 숨 쉴 수 있도록 새로운 것들이 안 필요하겠느냐"며 "특정한 당을 찍기보다는, 그런 시대는 이제 갔다. 뭔가 새로운 것을 하는 분을 뽑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김 씨는 "지금의 모습, 결과물이 기존 하시는 분들의 결과물 아닙니까. 기존 분들이 잘했다면,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을 거 아닙니까?"라며 "그래서 새로운 것들, 기초적인 것에 충실히 할 수 있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칠곡=뉴스민 경북민심번역기 특별취재팀]영상: 박중엽 기자, 김서현 공공저널리즘연구소 연구원 취재: 김규현 기자,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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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뿌리' 사이로 '민주당' 움트는 칠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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