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정상회담, 통일각앞 남북정상의 포옹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두번째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었다. 통일각앞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포옹하고 있다.
사진제공 청와대
국민들의 찬사와 환호는 두 정상의 포옹하는 장면에서 진심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 달 사이에 두 번이나 열린 남북정상회담과 거기서 위기 해결과 평화 의지의 메시지를 읽지 못하고 위장쇼라고만 주장하는 자유한국당. 두 정상의 기분 좋은 쇼에 담긴 의미조차 파악 못할 정도로 정치적 식견이 없는 건지, 알고도 외면할 수밖에 없는 건지 궁금하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자 자유한국당은 일찌감치 대통령에게 '쇼통'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청와대에서 참모진들과 경내를 거닐고, 찻잔을 들고 격의 없이 토론하는 장면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김상조, 김이수, 강경화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내렸던 자유한국당은 "야당과 소통은 안하고 쇼(show)통만 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나 당시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율이 70%를 넘었다. 권위를 벗어던진 대통령의 모습이 비록 카메라를 의식한 제스처였다고 하더라도 국민들은 그의 소탈함에 박수를 보냈다. 하루가 멀다않고 국민들에게 눈 치켜뜨며 채근하던 이전 정권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제천과 밀양에서 화재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하자 대통령은 급하게 현장을 방문해 유가족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렸다. 유가족의 욕이라도 들어드리는 게 대통령이 지금 해야 할 일이라는 말이 울림을 얻기도 했다. 이를 두고도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아마추어 정권이 눈물쇼로 순간을 모면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욕을 들어주는 게 대통령 할 일의 끝이냐'며 화재 현장에서 정권에게 날을 세우던 김성태 원내대표는 시민들에게 소방관 증원에 반대하지 않았냐는 핀잔을 들어야했다. 밀양 화재 현장을 찾았던 홍준표 대표도 "소방법 반대한 사람이 여기를 왜 와"라는 항의를 받았다. 대통령의 눈물을 쇼라고 했지만 정작 화재 현장 방문을 통해 정권 실정의 공분을 얻어내려는 의도를 성공하지 못했다. 역설적으로 자유한국당의 쇼가 실패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모든 정치 행위를 '쇼'라고 말하는 자유한국당이 국민들이 "쇼를 한다"고 비난하자 발끈하는 모습도 참 아이러니하다. 김성태 원내대표가 일명 드루킹 특검법 수용을 요구하며 국회 앞에서 단식에 들어가자 국민들의 조롱과 비난이 이어졌다. 카메라를 설치해야 된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건강 이상 때문에 구급차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김 원내대표가 구급대원이 내려줬던 상의를 걷어 올리는 모습이 포착되자 이를 힐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대해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단식 티를 내려고 상의를 들어올렸다는 조롱은 잔인하다. 정말 분노한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남겼고 악의적 흠짓내기는 당 차원에서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논평도 냈다.
후송 과정에서 상의를 들어올리는 게 의도적인 행동이 아니라고 믿고 싶지만, 국회 앞에서 천막을 치고 시작했던 단식이 국민의 공분을 증폭시키기 위한 쇼의 측면이 있었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또 자유한국당은 단식을 통해 특검을 얻었다고 자평할지 모르지만, 단식과정에서 쏟아진 비난과 조롱을 감안하면 성공한 쇼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국민들이 조롱과 비난을 쏟아냈던 것은 단식하는 모습을 통해 진정성을 확인하거나 교감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노동자나 세월호 유가족들이 생명을 건 단식을 이어갈 때 숱한 막말을 했던 자유한국당이다. 한마디 사과나 해명도 없이, 원내대표가 단식의 결연한 모습만 보이면 국민들이 지지하리란 건 오만함이 빚어낸 착각이 아닐 수 없다.
냉전쇼 그만 두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