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고을 광주에서 맛본 보리굴비 정식 한상차림이다.
조찬현
천하일미 보리굴비 정식이다. 보리굴비는 쌀뜨물에 담가 압력솥에 찐 후 그릴에 구워내면 맛있다. 이때 시원한 녹차 물에 밥을 말아 보리굴비를 찢어 한 점 올리면 그 맛이 가히 일품이다. 녹차 물에 말아낸 밥은 그냥 먹어도 맛있다. 그런데 여기에 보리굴비를 쭉쭉 찢어서 고추장에 찍어 얹어먹으면 남다른 입맛으로 다가온다.
조선시대에 임금도 물에 밥을 말아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왕조실록>에 성종 때 가뭄이 들어 백성들이 힘들어하니 무려 40여일을 점심 수라상에 물을 만 밥만을 올리도록 했다고 한다. <승정원일기>애 보면 영조 임금은 조기를 먹고 입맛을 되찾았다고 나온다.
대한민국에도 한때 춘궁기 보릿고개가 있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 대부분의 국민들은 물에 보리밥을 말아 끼니를 대충 때우곤 했다. 반찬이라고 해봐야 짠지나 새금한 열무김치가 고작이었다. 그 시절에는 된장에 풋고추 하나만 있어도 감지덕지였다.
보리굴비를 보면 왠지 그 시절이 떠오르곤 한다. 주린 배 잡고 물 한 바가지로 배 채우시던 그 시절의 어머니와 아버지 모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