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물건 옆에 관련 영상을 설치, 공간 대비 보다 많은 것들을 전시하는 효과이다. 위는 2018년 현재까지 행해지고 있는 우리의 소금 화재막이 관련 영상과 소금(해인사와 통도사의), 아래는 이사 온 이웃의 좋은 날을 기원하며 빵과 함께 소금을 집들이 선물로 하는 독일의 관련 풍습 영상 한 장면이다.
김현자
'짜다, 희다, 썩지 않는다, 귀하다'소금의 속성이다. 이와 같은 소금의 속성들은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풍습과 문화를 만들어 냈다. 우리나라에서는 부정을 막기 위해 소금을 뿌린다. 반면에 독일에서는 귀하고 꼭 필요한 것을 선물한다는 의미로 소금과 빵을 집들이 선물로 한다. 그리고 폴란드에서는 영원히 변하지 말 것을 약속하는 의미로 신랑과 신부, 그리고 하객들에게 소금을 나눠준다고 한다.
이외에도 소금은 부패방지와 정화, 우정과 평화, 권력과 부의 상징, 물물교환의 수단 등으로 다양하게 쓰였다. 유럽에서는 구하기 힘든 값비싼 물건이다 보니 화려하게 치장되었거나, 비싼 재료로 만들어 값이 나가는 용기에 담아두고 먹거나 보관했다. 우리나라에서만 독특하게 나타나는 것은 소금이 화재를 방지하는 상징으로도 쓰인다는 것. 그리고 인류에게 중요한 존재인 만큼 소금으로 만든 공예품도 생겨났다. 그림이나 글의 주제가 되기도 한다.
관련 물건들도 전시됐다. 통도사와 해인사의 방재용 소금, 독일의 집들이 소금, 유럽 여러 나라들의 소금 그릇들, 소금으로 만든 배, 파푸아뉴기니 엥가부족의 원형 소금과 바루야 부족의 막대 소금, 폴란드의 소금 운반용 수레와 소금 벽돌, 여러 생산지들의 소금 생산 도구들 등 세계 각지의 소금과 관련된 다양한 물건들을 만날 수 있다.
이번 행사는 국립민속박물관이 전 세계인들에게 영향을 미친 특정 물건을 주제로 진행하는 두 번째 기획전시다. 첫 전시는 청바지였다. 전시를 위해 세계 여러 곳을 오랜 기간에 걸쳐 취재하고 있단다. 이번 전시도 마찬가지. 2년 동안 인도, 볼리비아, 라오스, 파푸아뉴기니 등 11개국 15개 지역을 취재했다고 한다.
세계 주요 소금 생산지들을 클릭하면 해당 국가의 대표적인 소금 생산지 환경과 생산과정, 도구들을 쉽게 알 수 있도록 만든 프로그램, 회염이나 암염을 채취하는 과정이나 통도사와 해인사의 화재막이 과정을 담은 영상, 세계 여러 나라의 소금 관련 속담 큐브, 일상에서의 쓰임을 한 눈으로 파악할 수 있는 벽면 자료, 세계적으로 유명한 5가지 소금을 직접 맛보며 비교해볼 수 있는 코너 등... 관련 다양한 장치와 영상들도 기억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