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나온 새 책(왼쪽)과 앨지상록재단이 펴냈던 <한국의 새>와 '개정증보판'.
최종수
"새가 되어 하늘나라로 가신 회장님."생태사진작가인 최종수 경남도청 주무관이 지난 20일 타계한 고 구본무(1945~2018) 엘지(LG) 회장을 기리며 한 말이다. 최 주무관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고인의 '새 사랑'을 떠올리며 기억하고 있다.
<새와 함께 살아가는 공존의 지혜, 새와 사람> 등을 펴낸 최종수 주무관은 26일 <오마이뉴스>에 보내온 글을 통해 고인의 새 사랑을 소개했다. 구본무 회장은 경남 진주 출신이다.
최 주무관은 "나는 30여년을 새와 함께 현장에서 새 사진을 촬영해 왔다"며 "대학시절에는 늘 가지고 다니는 책이 하나 있었다. 지인을 통해 어렵게 구한 <Bird of Japan(버드 오브 재팬)>이라는 일본에서 만든, 원색으로 그려진 현장 가이드 새 도감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탐조가 거듭되면서 우리나라에는 이런 도감을 왜 못 만들까? 우리나라에는 이런 새 도감하나 있었으면 바람이 늘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그러던 어느 날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LG상록재단에서 출판기념회에 초대장을 받았다. 2000년 12월11일 서울 한 호텔에서 개최되는 국내 최초의 그림으로 된 조류도감 <한국의 새> 출판기념회에 초대를 받은 것이다"며 "그동안 갈망했던 우리나라 새를 그림으로 그린 도감이 출판되는 자리에 초대를 받고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고 했다.
당시 출판기념회에는 국무총리(이한동), 환경부장관(김명자),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김각중), 금호 회장(박정구), 코오롱 회장(이웅렬), 한국소비자연맹 회장(정광모)을 비롯한 정·관계, 재계, 언론계, 조류학계 인사 등 500여명이 참석해 축하했다고 그는 기억했다.
당시 출판된 원색도감 <한국의 새>는 LG상록재단이 4년여에 걸쳐 총 사업비 6억여 원이라는 큰 돈을 들여 제작한 것으로 국내에서 출판된 조류도감 중 가장 많은 450종의 조류를 담은 포켓사이즈의 안내책이었다.
최종수 주무관은 "구 회장은 그 날 어린이들이 새를 사랑하고 보호하는 의식을 높여 주기 위해 어린이 탐조회에 <한국의 새> 책 전달식도 가졌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