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 로자노헤머 I '표면장력(surface tension)' 리어프로젝션스크린, 감시시스템, 맞춤형 소프트웨어. 1992. 관객이 움직이면 화면 속 '빅브라더' 눈동자도 따라 움직인다. 감시사회를 은유한 초기작품이다. 사진 작가 홈페이지
Rafael Lozano-Hemmer
'미셸 푸코'는 현대사회를 '감시와 처벌'사회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백남준은 1984년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통해 '빅 브라더'가 지배하는 '감시사회'를 위성아트'로 선보여, 당시로는 획기적인 전시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건 바로 가장 저비용으로 그러나 가장 빠르게 정보를 소통할 수 있다는 '전자초고속도로' 개념에서 온 것이다. 이게 나중에 '인터넷'이 된다.
이전 정부에서 보듯 현대사회가 감시사회가 되는 건 순식간이다. 어찌 보면 불가피해 보인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말이 있듯이 작가는 이런 사회의 터무니없는 상황을 첨단예술로 소화해냈다. 여기에서 역시 감시카메라 등 첨단장비를 사용하고 있으니 흥미롭다. 작품에 노출된 '빅 브라더'가 우스꽝스럽게 희화되면서 관객의 웃음보가 터진다.
"내 전시는 남 이야기 듣는 것" 작가는 간담회에서 "내 전시는 관객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다"라고 이상적인 말을 했다. 다시 말해 "관객이 전시의 주인이다"라는 메시지다. 관객이 없으면 작품이 완성되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런 면에서 우리는 그를 예술의 접근성과 공공성을 넓히려는 '문화민주주의자'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그런 작가의 발상이 전시장를 놀이터처럼 바꾼다.
그럼 이렇게 상화작용을 통해 관객이 전시장의 주인공이 되는 작품을 감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