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질란테의 주인공 김지용은 낮과 밤이 다른 다크히어로다.
비질란테
심리 상태나 행보가 꼭 모범적일 필요는 없다무협 웹툰 '고수(글 류기운, 그림 문정후)'의 주인공 강룡은 사람을 쉽게 해하지 못하는 성격으로 인해 무림 전체에서 손꼽힐만한 실력을 갖추고도 악당들에게 많은 고전을 한다. 생사를 건 싸움에서조차 상대를 죽이지 않고 적당한 선에서 승부를 보려다 낭패를 보는 경우가 한 두번이 아니다. 도저히 아니다싶은 경우에 풀 파워를 내서 마무리를 지어버리지만 그 사이 받은 데미지로 인해 엉망진창이 되어버리기 일쑤다.
오래전부터 악명을 떨쳤던 '암존(暗尊)' 사패천같은 보스급 고수와의 혈전 같은 경우는 어느 정도 이해가 갔으나 최근 화에서는 그보다 훨씬 아래 레벨인 천곡 칠살 중 한명 '천맹성' '제운강에게 엄청나게 당하며 독자들 사이에서 '밸런스 붕괴 아니냐?'는 불평의 목소리가 쏟아지기도 했다. 극적인 느낌을 주기위해 그러한 기법을 쓰기도하겠지만 여러차례 반복되다보니 안 좋은 반응도 많이 나오는 분위기다.
또 다른 무협 웹툰 '불괴(글 폭주필 그림 폭주작)'의 주인공 백기립은 엉망진창 양아치다. 바른 생활과는 거리가 먼 제멋대로 살아온 인물이다. 그런 그에게 무림 최대의 기연이 찾아온다. 구파일방의 전대고수들은 마교에 의해 처참하게 무너진 천년 무림의 자부심을 되찾기 위해 자신들이 평생에 걸쳐 쌓아온 내공과 무공을 한사람의 젊은 영웅에게 모두 전수하려한다.
그들에게 선택받은 인물은 마교 교주 등무휼에게 죽은 무림맹주 검제 남궁휘의 손녀 남궁설연이다. 모든 역량을 집중시켜 그녀를 최강의 고수로 만들어 마교에게 복수를 하고 정파무림을 되살리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엄청난 힘을 전해 받는 것은 양아치 백기립이었다. 양가댁 유부녀와 정을 통하다가 도망가던 중 구덩이에 떨어지게 되는데 하필이면 남궁설연에게 힘을 주기위한 의식이 치러지던 장소였다. 의협심으로 똘똘 뭉친 젊은 영웅이 하늘의 선택을 받아 기연을 얻는 무협의 전형적인 요소를 정면에서 깨버린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비질란테(글 CRG, 그림 김규삼)'의 주인공 김지용은 이른바 '다크 히어로'다. 그는 어린 시절 자신의 어머니가 기분 나쁘게 말대꾸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낯선 남자에게 폭행을 당해 죽게 되는 끔찍한 일을 겪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엄청난 범죄였지만 법은 동종 전과가 있던 가해자에게 살해의도가 없고 정신질환 치료를 받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3년 6개월의 처벌을 내린다.
이후 우수한 성적으로 경찰대학에 입학한 주인공은 어머니를 죽음에 이르게 한 남자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살펴본다. 여전히 그 남자는 아무것도 아닌 이유로 힘없고 약한 이들에게 무차별 폭력을 감행하고 있었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주인공은 그동안 배운 다양한 능력을 동원해 낮에는 모범적인 경찰대학 엘리트로, 밤에는 범죄자를 처단하는 이중생활을 시작한다.
경찰대학 내에서는 누구보다도 법에 충실한 주인공이지만 바깥에서는 전혀 달랐다.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마치 '사신(死神)'같은 모습으로 잔혹하게 범죄자들을 처단한다. 작품을 보는 상당수 독자들은 이같은 주인공의 모습을 응원하는 분위기다. 때론 법이 범죄자들에게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불만도 있는지라 웹툰속 김지용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다.
'닥터 하운드(글 팀 겟네임, 아루아니 그림 레임)'는 평소에는 동물을 좋아하는 마음 따뜻한 수의사였다가 범죄자들에 맞서서는 인간의 생각과 감정은 물론 죽음의 흔적까지 꿰뚫는 빨간 눈의 괴물이 되어버리는 이중인격 주인공을 다뤘다.
이같이 최근 발표되고 있는 상당수 활극물에서는 꼭 주인공이 반듯하거나 지혜롭게만 나오지는 않는다. 때론 지켜보는 독자들이 답답해 미칠 정도로 꽉 막혀있거나 고집불통인가하면 악당을 처단함에 있어 그 이상으로 잔인한 모습도 서슴없이 보여준다.
"악당들을 이기기 위해선 그들 이상으로 교활해야 한다"는 신암행어사의 대사처럼 주인공이라고 다 반듯하고 완벽하지 않고 우리와 비슷한 심리상태를 가질 수 있다는 입체적 시각에서 스토리를 끌고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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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디지털김제시대 취재기자 / 전) 데일리안, 전) 홀로스, 전) 올레 , 전) 이코노비 객원기자 / 농구카툰 크블매니아, 야구카툰 야매카툰 스토리 / 점프볼 '김종수의 농구人터뷰', 농구카툰 'JB 농구툰, '농구상회' 연재중 / 점프볼 객원기자 / 시사저널 스포츠칼럼니스트 / 직업: 인쇄디자인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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