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성
아파트 베란다 옆 에어컨 실외기 자리를 청소하다가 깜짝 놀랐다. 달걀보다 조금 작은 하얀 알 2개가 나뭇가지 위에 살포시 놓여 있었다.
실외기에 놓아둔 나무판자들 사이에 둥지를 짓고 알까지 낳다니... 어느 새일까 궁금해졌다. 문득 그 주인공을 알 것 같았다. 얼마 전부터 비둘기 2마리가 집 베란다에 자주 서성거렸다.
베란다 건너편에 나무 많은 야산이 있는데 왜 이곳에 알을 낳았을까. 산속에 사는 천적보다 아파트 주민들이 더 안전하다고 여겼던 걸까.
옆집 베란다에 앉아 내 눈치를 보고 있던 어미 비둘기가 "구,구,구,구" 소리를 냈다. 낮고 차분한 비둘기 목소리가 마치 내게 말을 하는 것 같았다. "우리 새끼들 잘 좀 부탁해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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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 산보다 아파트를 택한 비둘기가 낳은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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