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성
봄비가 그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미세먼지가 뿌옇게 도시를 공습하고 있다. 미세먼지보다 더 나쁘다는 초미세먼지까지 '나쁨' 수준이라며 주의 문자까지 왔다.
세계보건기구가 1급 발암물질이라고 지정했지만, 아무런 냄새가 나지 않고 당장 호흡에 지장이 없다 보니, 미세먼지 나쁨 날에도 마스크 없이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날엔 좋아하는 자전거도 타지 않게 되는데, 동네 아이들은 그래도 자전거가 타고 싶었나 보다. 중3이라는 한 아이는 아예 방독면을 쓰고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호기심을 보이는 내게 인터넷에서 구입했다며 방독면 필터 교체와 청소법까지 알려줬다. 방독면을 쓴 아이의 모습을 보니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방독면을 쓰고 자전거를 타야 하는 환경을 만든 어른들에게 항의하는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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