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밍 시그널, 혜다
노지현
책 <카밍 시그널>을 펼치면 제일 먼저 책의 저자 투리드 루가스가 왜 반려견의 몸짓 언어에 '카밍 시그널'이라는 이름을 붙였는지, 반려견이 '카밍 시그널'을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한다. 아래에서 '카밍 시그널'의 유래와 함께 그 이유를 짧게 읽어보자.
저는 반려견의 보디랭귀지에 '카밍 시그널'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늑대가 상대방의 공격적인 행동을 중단시키기 위해 '중단 시그널'을 사용한다면, 반려견의 행동은 예방의 차원에 가까웠기에 상대방을 진정시킨다는 의미의 '카밍(calming)'이란 표현을 선택한 것입니다. 반려견은 나쁜 일을 예방하거나, 긴장과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것들로부터 도망치고 싶을 때 카밍 시그널을 사용합니다. 또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불안을 느낄 때 자신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자신에게 나쁜 의도가 없다는 것을 다른 반려견에게 인식시키기 위해서 그리고 다른 반려견이나 사람들과 친해지기 위해서도 이 시그널을 사용합니다. (본문 32)
즉, 반려견들의 카밍 시그널은 어떤 행동을 예방하기 위해 사전에 하는 행동에 가깝다. 반려견과 함께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은 문득 머릿속에 몇 가지 행동이 스치지 않을까 싶다. 주인이 "앉아!" 하고 소리치자 하품을 하면서 반려견이 앉거나 주인공 반려견을 부를 때 빙 돌아서 오기 시작하는 모습 등.
반려견의 이런 행동들이 알고 보니 모두 '카밍 시그널'이었다. 반려견은 주인이 자신을 부를 때 화를 내고 있다고 생각해 카밍 시그널을 보내 주인을 진정시키고자 한 것이다. 반려견이 하품을 한 이유는 반려견이 불안해하거나 공포를 느낀다는 신호이고, 빙 돌아서 오는 것도 불안해한다는 신호이다.
보통 사람들도 자신을 부른 사람이 화가 나 있다고 생각하면 불안한 마음으로 일부러 빙 돌아서 갈 때가 있다. 반려견도 마찬가지였던 거다. 자신의 반려견이 이름을 부를 때마다 하품을 하거나, 천천히 빙 돌아서 다가온다면, 반려견을 부른 내 목소리가 지나치게 크거나 날카롭지 않았는지 돌아보자.
우리가 반려견이 카밍 시그널을 이해한다면, 더 순조롭게 반려견과 소통할 수도 있다. 우리가 반려견과 사이좋게 지내고 싶은 마음에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그 행동이 오히려 반려견이 위협으로 받아들일 때도 있다. 그러한 마찰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반려견의 카밍 시그널을 이해하는 일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