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개척단>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영화에 출연하며 인터뷰를 했던 실제 생존 단원인 정영철 씨는 "처음에는 숨기고 싶었던 이야기였다. 그러나 숨겨서만은 해결될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면서 "지난 시절 매를 맞고 인권유린을 당하며, 간척했던 농토를 박정희 정권에게 속아 토지를 분배받지 못하고 죽어간 친구들을 위해 나서게 됐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신영근
박정희 정권 시절 전국의 청년과 부녀자들을 납치하여 강제적으로 일을 시켰던 서산개척단을 다룬 다큐멘터리 <서산개척단>이 24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생존 단원과 시민들이 참여한 시사회가 충남 서산에서 열렸다.
14일 다큐멘터리 <서산개척단>은 서산의 한 영화관에서 오후 4시, 8시 두 차례 시사회를 열었으며, 이 시사회에는 실제 강제 동원된 생존 단원, 가족 그리고 서산시민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다큐멘터리 <서산개척단>은 5·16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가 국가 재건이라는 미명 하에 1961년부터 국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기획한 간척사업에 강제 동원한 대한청소년개척단, 일명 서산개척단의 실체를 5년간의 심층 취재를 통해 담은 작품이다.
(주)훈프로가 제작하고 이조훈 감독이 당시 개척단원의 증언과 취재로 만들어진 다큐멘터리 영화로, 지난 3일 개막한 제19회 전주 국제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날 시사회에는 <서산개척단>을 연출한 이조훈 감독을 비롯해 배급사와 홍보사 관계자와 생존 단원들이 참석해 무대인사를 했다.
영화가 시작되고 57년 전 현장 모습과 증언들이 스크린을 통해 전해지자, 조용히 흐느끼는 모습들이 보였다. 특히 생존 단원들은 당시의 모습이 생각나는지 연신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영화가 끝난 후, 대화의 시간에서 이조훈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서 그동안 묻혀있던 '서산개척단'의 진실을 국민들이 알았으면 좋겠다"면서 "새로운 정부인 문재인 정부에서 이들이 겪었던 아팠던 역사를 보듬고 문제해결에 도움을 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