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중
'2018 고양 국제꽃박람회'가 막을 내렸다. 지난달 27일부터 17일간 50만명의 관람객이 고양시 호수공원에서 봄꽃 축제를 즐겼다.
행사 마지막 날인 13일, 나는 난생처음 꽃박람회에 참가했다. 생후 4달 된 아들과 함께한 '첫 경험'이었다. 고양시가 고향인 아내는 어릴 때 가족과 방문했던 이후로 16년 만이라고 했다.
'세상을 바꿀 생명과 평화의 길'이란 주제로 개최된 이번 행사는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생명과 평화의 정원'을 비롯해 대형 조형물에서부터 꽃길 산책로, 품종별 정원, 다양한 컨셉의 포토존, 낭만적인 야경에 이르기까지 관람객을 매혹시키기에 충분했다.
특히 포토존 앞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길게 줄을 선 관람객 중 연인들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추억을 만들기 위해 사진을 찍는게 아니라 사진을 찍기 위해 추억을 만드는 요즘 세대들의 취향을 저격한 장소였다.
꽃뿐만 아니라 문화 콘텐츠도 볼만했다. 고양시립 소년소녀 합창단과 페인터즈 히어로의 '꽃과 평화'를 주제로 한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또한, 평화 통일 기원 메시지 달기 이벤트를 비롯해 수상 꽃 자전거, 화훼 체험 등 다채로운 참여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었다.
우리 가족은 '플라워 가든파티(꽃 터널)'를 지날 때 넋을 놓고 사진을 찍어댔다. 하늘을 수놓는 꽃들에 둘러싸인 아내는 스페인 여행을 추억했다. "여보, 여기 오니까 알람브라 궁전이 생각나지 않아요?"
꽃박람회에 꽃무늬 바지를 입고 온 아들을 보고 귀엽다며 미소를 짓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의 첫 경험은 꽃이 주는 즐거움과 아들이 주는 기쁨으로 두 배 더 풍성한 꽃 축제였다. 알람브라 궁전의 추억에 젖은, 꽃 보다 아름다운 아내는 말해 뭐하랴.
내년 꽃박람회는 '생명과 평화의 정원'에서 남북이 함께 손잡고 봄꽃 생명과 남북 평화의 향연을 누렸으면 좋겠다. 나아가 평양에서도 남북이 함께 꽃 축제를 즐기는 그 날이 속히 오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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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 아들과 함께한 꽃박람회...놓치지 않을꺼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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