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득, 고찬균이 쓴 <행복한 꽃차 만들기> 겉 표지
황소걸음
은은한 목련향이 배어나면서도 자극적이지 않은 옅은 단맛과 약간의 고소한 맛이 잘 어우러졌습니다. 이영득 선생이 주신 목련 꽃잎 차를 마셔보고, 그가 쓴 <행복한 꽃차 만들기>를 읽은 후에야 꽃잎만 따다 말린다고 차가 되는 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풀꽃 도감을 비롯한 산나물, 들나물에 관한 여러 권의 책을 낸 생태전문가이자 <강마을 아기너구리> 같은 예쁜 동화책을 쓴 동화작가 이영득 선생이 이번에는 <행복한 꽃차 만들기>를 출간하였습니다.
예쁜 산수국 꽃차 사진이 담긴 <행복한 꽃차 만들기>를 읽어 보니 이영득 선생 혼자 만든 책이 아니더군요. 글과 사진은 고찬균 선생과 함께 작업하였고 한약학을 전공한 노승일 박사의 감수를 받아 독자들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고찬균 선생은 "자연이 좋아 경주 산내면 산속에 살며 꽃, 잎, 가지, 뿌리, 열매 등 풀과 나무에서 얻은 것으로 차를 연구하고 만드는" 분이라고 합니다. 책을 받아 주르륵 넘겨보며 가장 먼저 놀라게 되는 것은 화려하고 눈부신 꽃차 사진들입니다.
텍스트보다 사진이 훨씬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책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독자들도 글보다 먼저 사진이 눈에 띌 텐데... 실물보다 더 아름답고 고운 사진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마치 꽃을 주제로 한 화려한 '사진집'을 보는 기분에 젖게 될 것입니다.
고요한 명상으로 빠져드는 꽃 차 사진
만약 명상과 영성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마치 명상을 하는 것 같은 고요함이 깃드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자는 꽃차, 잎차, 줄기차, 뿌리차를 만들기 전에 지켜야 할 것들을 먼저 마음에 새겨두라고 충고합니다.
"꽃과 잎 등 재료를 모실 때는 자연의 기운을 받으며 감사한 마음으로 한다. 자연에 간 손님으로 예를 갖추고, 표가 나지 않게 솎는다. 넘치는 것보다 모라란 듯 하는 것이 자연의 복을 귀하게 누리는 방법이고 자연에 깃들어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에 대한 예의다."(본문 중에서)
또 꽃차를 만든 후 차로 우려 낼 때 찻잔 속에 꽃이 다시 피어나도록 하려면 씻지 않아도 되는 깨끗한 자연에서 재료를 구하라는 팁을 줍니다. "꽃은 씻으면 향이 줄고, 꽃가루가 씻겨나간다"는 것이지요. 꼭 씻어야 할 상황이라면 짧은 시간에 씻어야 한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