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마중학교 전교생 48명은 지난해 마을주민에게 임대한 논에 모내기를 했으며, 가을에는 수확한 쌀로 마을잔치를 벌이기도 해 화제를 모은 학교이기도 하다. 학생들이 마을주민과 함께 하는 모습들은 올해에도 이어져, 지역주민, 학부모, 교직원이 함께하는 단체 영화 관람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필자도 현장을 찾았다. 이날 영화 관람에는 200여 명이 참석해 모처럼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했다. 영화관람이 끝난 후 학생, 학부모는 대화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신영근
실제 학생들은 학교 수업이 끝나면 홍성읍내로 이동해 학원 등에서 밤늦은 시간까지 보내느라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이날 영화관을 찾은 학생들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한창 밝았다. 저마다 먹을거리를 준비하는 학생, 전화로 엄마가 어디쯤 오는지 확인하는 학생 등 들뜬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날 선택된 영화는 요즘 인기몰이 중인 <레슬러>라는 영화다. 이 영화는 전직 레슬러였던 주인공이 오직 레슬러인 아들의 뒷바라지를 하면서 겪는 에피소드로, 관객들을 울리고 웃기는 감동이 있는 영화다. 그러면서 나 자신이 원하는 것이 아들도 원하는 것이라고 착각하지 않았나 생각하며 좋은 결말로 끝나는 작품으로, 필자 또한 2시간 영화를 보면서 큰 울림을 받았다.
이날 아들과 영화관을 찾은 1학년 학부모 유성희씨는 "너무 좋았다. 각 가정이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운데 오늘 학교 선생님들 덕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라면서 "오늘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영화를 통해서 아이들과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 돼서 여러 가지 면에서 정말 좋았다"면서 흐믓해 했다.
유씨의 아들인 이하중군은 "오래간만에 식구들과 시간을 보내니 즐거웠다"며 "이렇게 가족과 함께 하는 행사가 학교에서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간식까지 준비해, 학부모와 학생들이 영화를 관람하는데 부족함이 없도록 했으며, 영화가 끝난 후 학생들과 학부모의 대화 시간도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한 학부모는 "영화를 보면서 꿈이라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자식과 부모 관계에서 말 못 하는 것을 한 번쯤 표현해보는 시간이 된 것 같다"면서 "오늘 이후 아들에게 더 관심을 보여주고 아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다가서는 부모가 되겠다"며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