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말 경 이틀 휴무를 이용해 간만에 어디로든 바닷바람 좀 쐬러갈까 했더니 마침 직장 동료가 울산 고래문화마을 얘기를 한다. 생각해보니 사실 오래전 친구 결혼식 참석차 잠깐 다녀온 것 외에 울산을 여행한 적이 한 번도 없었기에 이참에 한 번 가보기로 했다.
KTX로 두 시간 조금 넘게 달려 울산역에 도착한 후 버스 환승하기 귀찮아 바로 택시를 잡아타고 목적지인 장생포로 향했다. 그제부터 이틀간 전국에 상당한 비가 쏟아졌는데, 이날은 맑게 개인 하늘에 적당한 바람까지 불어줘 여행하기 딱 좋은 날씨를 선사했다.
장생포 고래문화특구엔 고래박물관과 고래생태체험관, 그리고 울산함 등이 있는데 일단 생태체험관과 울산함, 그리고 고래문화마을만 표를 끊었다. 사실 수족관이나 동물원 등 갇힌 동물들을 구경하는 걸 그닥 좋아하지 않지만, 지금껏 살아 있는 고래를 본 적이 있었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해 어쩔 수 없이 아쿠아리움 친구들이라도 한 번 만나보자꾸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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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생포생태체험관 수족관 수족관 고래들의 유영 ⓒ 최성희
현장학습을 나온 유치원 병아리들 틈에서 나도 천진스레 고래들의 유연한 몸짓을 한참을 구경하다 훗날 꼭 한 번 바다에서 용솟음치는 고래들을 봐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리고 체험관 뒷쪽에 전시돼 있는 대한민국 최초의 호위함인 울산함(FF-951)을 관람했다. 이날은 어쩐지 관람객이 나밖에 없어 혼자 침실과 의무실이 있는 지하 1층부터 4층 조타실을 지나 각종 대형 무기들이 장착돼 있는 갑판까지 여유롭게 구경하며 대한민국 해군의 위상을 실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