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 '판문점 선언' 발표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앞에서 '판문점 선언' 합의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 여동생인 김여정 제1부부장의 움직임이 눈에 띄던데 사실상 2인자로 봐도 되는 것인가요?"2인자라는 표현은 조심해야 합니다. 현재 북한 체제는 최고지도자 김정은 위원장을 절대적 원탑으로 당의 정치국, 당 중앙위 그리고 내각 등의 회의체가 작동하는 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정치 과정에서 김여정 제1부부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마음을 가장 잘 읽고, 지근거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역량을 최대치로 발휘할 수 있도록 보좌하는 핵심 중 핵심 참모로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핵심 참모를 2인자로 부른다면 모르겠지만, 정치 드라마에서 상상할 수 있는 의미의 2인자의 의미라면 조심해 사용할 말이라 생각합니다."
- 대통령 비서실장 정도의 위치일까요?"우리와 시스템은 다르지만, 선동선전부의 핵심 일꾼(간부)란 통치 이데올로기를 관장하는 핵심 부서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생각이 정책과 구호가 되도록 만드는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또 김 위원장이 참석하는 행사에서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는 등 행사 전면에 등장하며 눈에 띄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비서실장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과연 청와대 비서실장처럼 포괄적인 역할을 하고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입니다."
- '판문점 선언'을 채택했잖아요. 하지만 일각에서는 2007년 10.4선언보다 못한다는 평가도 있는 것 같던데."이해할 수 없는 평가입니다. 10.4 선언과 판문점 선언은 시대적 소명이 다릅니다. 2007년은 2000년 6.15 체제 이후 남북관계가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남북관계를 공고히 발전시킬지 그 방안을 담은 것입니다. 6자회담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평화 체제의 내용도 담고 있었고 남북관계의 구체적 합의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남북대화나 6자회담이 무너진 상태에서 새로운 틀을 만드는 단계입니다. 또 임기 말 마지막 정상회담도 아니고 다음 회담이 예정된, 2018-1. 즉 올해 1차 회담입니다. 올 가을 2차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고 그중간에 북미정상회담이 있습니다. 이번 회담은 북미정상회담의 디딤돌이자 길잡이 회담이라고 했습니다. 그 소명과 역할을 이보다 더 잘할 수는 없었다고 봅니다."
- 판문점 선언에서 종전 선언하기로 했는데 종전 선언 후 한반도는 어떻게 달라지나요?"종전 선언은 선언입니다. 선언만으로 현상적으로 갑자기 달라지는 건 없겠죠. 그러나 종전선언은 우리가 그동안 전쟁이 끝나지 않은 비정상적인 체제 속에서 살아왔음을 인정하고 이제 전쟁을 끝내고 평화체제를 만드는 새로운 발걸음을 시작하는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종전선언으로 인한 우리 국민의 인식과 세계인의 인식에서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항구적 평화체제로 가는 걸음 속에서 굉장히 중요한 걸음입니다.
이를 계기로 우리가 정상국가가 돼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제가 말하는 정상국가란 전쟁 상태가 아닌 국가 그리고 우리와 국경, 경계선이 잇닿아 있는 다른 사회와 자유롭게 왕래, 교류하고 그곳을 거쳐서 다른 나라로도 갈 수 있는 국가입니다. 고립된 섬이 아니라 대륙으로 열려있는 사회입니다. 또 주적이 있어야만 안보 정책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나라가 아니라, 대부분의 나라처럼 주적을 규정하지 않고도 우리 국가안보와 이익을 최우선으로 놓는 국가전략을 수행하는 나라가 되는 출발점이 되겠죠. "
- 이전에는 북한 시각이 30분 늦었는데 이번에 우리와 맞췄잖아요. 이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맞아요. 평양시(時)를 선포할 때는 나름의 정치적 이유가 있었을 겁니다. 그걸 다시 변경한 이유는 내부적으로 불편함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보다는 남쪽에 강력하고 전격적이고 선제적으로 성의를 표시함으로써 김정은 위원장의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합니다. 동시에 북한 내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위상과 정상 대화의 실효성과 효능을 입증하는 중요한 단서라고 생각합니다."
- 북측 기자들이 취재를 상당히 열심히 하는 것 같았어요. 물론 북한이라는 특수성 때문일 수도 있는데 북측 기자들이 취재하는 건 어떻게 보셨어요?"재밌었죠. 그런데 북한 기자들 숫자가 우리보다 훨씬 적죠? 특히 최고 지도자에 대한 근접 취재는 우리처럼 언론인이 한다기보다는 거의 '전속' 촬영기사의 역할처럼 보입니다. 물론 청와대에도 '전속'이 있긴 하지만요.
북한의 기자들은 근접하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일단 근접 권한을 받으면 다른 사람 신경 쓰지 않고 촬영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포토라인도 전혀 안 지키잖아요. 취재 경쟁이 없으니 포토라인을 칠 필요도 없었겠지요. 취재 경쟁과 포토라인 관행에 익숙하지 않아 벌어진 해프닝 같습니다. 하지만 남북회담에서 계속 이러면 우리 기자들이 싫어할 거고 싸움이 붙을지도 모르겠네요(웃음)."
"평화 공존, 거부감 줄이기... 점진적으로 통일 이룰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