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사 더보기 [기사수정: 5월 8일 오후 3시 38분]배움이라는 것이 때가 있다고 말하는 어른들도 있지만 때와 상관없이 배울 수 있는 것이 깨달음이다. 학창 시절의 공부가 사회에 적응하고 일을 하기 위한 기초교육이라면 성인이 되어서 하는 배움은 의식의 진화로 이어진다. 경상북도 안동시 풍천면 병산리 30에 가면 건축이 자연이 되는 병산서원이 있다. 전국에 훼철령으로 인해 사라진 서원을 제외하고 많은 서원을 가봤지만 병산서원만큼 자연과 어우러지는 서원을 찾는 것은 쉽지가 않다. 큰사진보기 ▲병산서원서원최홍대 자연 속에 그대로 파묻힌 것 같은 병산서원은 선학과 후학의 격식을 살리면서도 자연의 아름다움을 함께 담아놓은 매력이 있다. 자연 속에 존재하는 생물들은 자신들의 특색에 따라 건축물을 지어 올린다. 그리고 인간들은 그것을 보고 비슷하게 만들면서 건축문화를 발달시켜 왔다. 지금은 인간이 거주하는 곳이지만 어떤 것은 곤충이나 동물이 거주했던 공간과 매우 유사하다. 큰사진보기 ▲봄꽃꽃최홍대 대학 다닐 때 배웠던 대표적인 건축가 가우디는 자연 속에서 건축의 모티브를 찾았다. 우리의 한옥 역시 자연 속에서 모티브를 찾고 자연을 거스르지 않은 형태로 집을 만들었다. 스스로를 멋지다고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자연의 위대함 속에 스르르 묻혀버릴 것 같은 공간에 병산서원이 있다. 큰사진보기 ▲병산서원병산서원최홍대 우선 병산서원의 안쪽으로 걸어서 들어가 본다. 입구에서 보면 뒤의 건축물이 공간을 열고 바로 뒤에 있는 건축물을 아주 조금만 보여주고 있다. 사람의 매력 역시 비슷하다. 초반에 그 사람의 모든 것의 바닥이 드러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알면 알수록 매력이 나오는 사람이 있다. 오래가는 것은 역시 후자다. 처음에 한옥을 접할 때는 불편하게 살았던 옛사람의 집이라고 생각했지만 자주 보니 그 매력이 자꾸 생겨난다. 외삼문인 復禮門(복례문). '예를 다시 갖추는 문'이라고 해석될 수 있다. 큰사진보기 ▲복례문외삼문최홍대 봄을 알리는 꽃과 오래된 건축물의 조화가 얼마나 멋진가. 류성룡과 함께 그의 셋째 아들 류진의 위패를 모신 곳이 병산서원으로 퇴계 이황의 제자로 스물네 살에 벼슬을 시작하여 우의정까지 오른 류성룡은 국난을 내다보았던 사람이다. 그리고 정읍 현감의 낮은 위치에 있던 이순신을 전라 좌수사로 천거하여 올리게 된다. 이곳 만대루는 꽤나 멋진 건축물이다. 봄에 처음 찾아온 병산서원에서 가장 규모가 큰 만대루에서 건축미를 감상해본다. 큰사진보기 ▲만대루만대루최홍대 조그마하게 미니 정원을 조성해놓았다. 이곳 정도가 되면 크게 만들어도 되련만 작게 연못을 파놓고 중간에 떠 있는 것 같은 인공섬과 그 위에는 나무가 한그루 심어져 있다. 큰사진보기 ▲미니정원정원최홍대 후학들이 거주하면서 살았던 공간이 만대루를 지나면 양쪽으로 들어서 있다. 한옥에 구들을 들이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 아궁이고 대청이고 앞에 마당이 만들어진다. 건물이 채워져 있는 공간이라면 마당은 비워져 있는 공간이다. 모든 것을 채우려고 하다가는 딱딱하고 부질없는 것이 된다. 사람의 인생 역시 비워지는 것이 있으면 채워지는 것이 있다. 큰사진보기 ▲동재숙소최홍대 저 혼자임에도 스스로를 경계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자신이 부족함을 스스로 깨닫고 배움의 향기가 몸에 스며들게 하려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사람들은 배운다고 하면 돈을 벌기 위해 기능적인 것을 배우는 것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더 이상 익히려고 하지 않는다. 돈이 되지 않아도 스스로가 영원히 변하지 않을 가르침을 담기 위해 배울 때 그 사람은 아름다워 보인다. 큰사진보기 ▲화장실화장실최홍대 이곳이 무엇인지 몰랐지만 가까이서 보니 예전에 사용했던 화장실이다. 이곳은 문이 따로 없다. 그냥 달팽이처럼 굽이쳐 들어가 있기에 외부에서 보이지 않는다. 밖에서 누가 있냐고 물어보고 대답이 없으면 들어가서 볼일을 보면 된다. 큰사진보기 ▲안동안동최홍대 안동을 굽이쳐 흐르는 강이 앞을 유유히 흐르고 뒤에는 병산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을 지켜왔던 수많은 선비들의 혼이 이곳에서 함께하고 있다. 배움의 향기란 쉽게 얻을 수 없는 것이지만 돈을 주면 살 수 있는 달콤한 향수보다도 더 진하고 오래가며 내면까지 파고드는 매력이 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하동병산서원 #병산서원 #배움 추천2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최홍대 (chdspeed) 내방 구독하기 무엇이든지 쓰는 남자입니다. 영화를 좋아하고 음식을 좋아하며, 역사이야기를 써내려갑니다. 다양한 관점과 균형적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 조금은 열심이 사는 사람입니다. 소설 사형수의 저자 이 기자의 최신기사 간척의 거의 모든 역사, 새만금간척박물관 탐방기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용산 '친오빠 해명'에 야권 "친오빠면 더 치명적 국정농단" 국무총리도 감히 이름을 못 부르는 윤 정권의 2인자 "망언도 이런 망언이..." 이재명, 김문수·김광동·박지향 파면 요구 AD AD AD 인기기사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3 컴퓨터공학부에 입학해서 제일 많이 들은 말 4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5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건축이 자연이 되는 안동 병산서원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인기기사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컴퓨터공학부에 입학해서 제일 많이 들은 말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의대 증원 이유, 속내 드러낸 윤 대통령 발언 한강 작가를 두고 일어나는 얼굴 화끈거리는 소동 49명의 남성에게 아내 성폭행 사주한 남편 '윤석열 당선', 정당성이 흔들린다 5년 전 스웨덴에서 목격한 것... 한강의 진심을 보았다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