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나르는 북한 주민들2013년 11월에 함경북도 경성군 일대에서 촬영된 북한 주민들의 모습.
조현준
조 교수가 제공한 영상에는 2013년에 촬영한 함경북도 라선시의 모습이 담겨있다. 영상 속 도로는 인도와 차도의 구분이 없다. 차가 보행자 옆으로 위태롭게 지나가고, 심지어 중앙선도 분리되어 있지 않다. 관광버스가 다니는 큰 길이었지만 비포장인 탓인지 도로 위에 흙먼지가 가득했다.
조 교수는 <오마이TV>와 한 전화통화에서 "당시 내가 탄 버스는 함경북도 라선시에서 인근지역인 청진시로 이동했다. 관광객을 태우는 버스라 아마 그 길이 가장 큰길이었을 것이다"라며 "도로 상태가 너무 열악해 차가 매우 심하게 흔들렸다"고 말했다.
이 영상에는 북한의 철도도 등장한다. 조 교수는 "열차 속도가 매우 느렸다. 시속 50~60㎞ 정도 된 것 같았다. 또 진동과 소음이 심했다. 선로가 제대로 정비되지 못한 듯했다"고 말했다.
지하철 객실 하나에 전등 하나... '깜깜한 평양 지하철'
▲ 객석에 전등 하나... 어두컴컴한 평양 지하철 ⓒ 조현준
조 교수가 공개한 영상에는 평양의 지하철 모습도 담겨 있다. 객실이 대부분 전등이 꺼져있어 어두컴컴했다. 평양 지하철은 아직 디지털화가 되어있지 않았다.
이 영상은 2013년 8월에 평양에 들어간 조 교수의 동료가 찍어온 영상이다.
관광객에게 미소짓는 학생들..."평양 외 지역 사람들도 웃고 있어" 조 교수는 "비록 교통은 우리에 비해 열악하지만, 직접 눈으로 본 북한 사람들은 웃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가 공개한 영상에는 함경북도 라선시와 청진시의 도심도 있었다.
영상 속에는 광장에서 자유롭게 스케이트를 타는 아이들의 모습이 담겨있다. 자전거 바구니에 가방을 넣은 여학생들은 관광객을 향해 미소를 띠며 장난을 치기도 했다.
그는 "보통 사람들은 평양이 아닌 곳은 모두 낙후되고, 주민들이 불행해할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가난하다고 불행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직접 가서 눈으로 보니 사람들이 행복해 보였다"고 설명했다.
언제든지 음악만 있으면 무도회장으로..."정말 순박해 보여"
▲ "까치까치 설날에"... 외국인들과 '막춤' 추는 평양시민 ⓒ 조현준
조 교수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북한 사람들이 '행복해 보인다'고 했다.
조 교수에 따르면, 위 영상은 2013년 8월 평양시 일대에서 촬영한 것이다. 영상 속에서 주민들은 옷차림에 상관없이 서로 어울리며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함께 있던 관광객들도 덩달아 춤사위를 곁들인다.
조 교수는 "실제로 북한을 다녀보니, 사람들이 아무데서나 자유롭게 춤을 추더라, 정말 순박하고 행복해 보였다"며 "북한의 열악한 환경에 우리는 그들이 불행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직접 가보니 그렇지 않았다"고 밝혔다.
"편견 심어줄까 공개 꺼렸던 영상...정상회담 이후 사람들 인식 바뀌었다고 생각"
▲ 2013년 11월 촬영 함경북도 라선과 청진 ⓒ 조현준
조 교수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그동안 묵혀두었던 영상들을 공개한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우리는 북한의 안 좋은 모습을 보며 북한을 싸잡아서 안 좋게 보는 경향이 있던 것 같다"라며 "핵무기 만드느라 가난하다, 통일하면 남한이 북한을 세금으로 먹여 살려야 한다는 부정적 시선도 있어서, 내가 찍은 일부 영상이 사람들에게 편견을 심어줄까 공개를 꺼려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의 도로가 불편하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또 북한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달라진 것 같았다. 그래서 영상을 공개하기로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또 "우리나라 국민들이 북한의 실상이 어떤지, (북한의)비포장 도로나 기차 등을 있는 그대로 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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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류가 있어야 교감도 가능"... 남북관계 발전 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