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대통령 선거 시기 민청련에서 제작한 전단지 앞면들.
민청련동지회
민통련과 민청련은 이후 대선 기간 동안 '비판적 지지' 입장에서 김대중 씨의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선거전에 익숙하지 않은 재야단체가 선거 캠프에 들어가지 않고 독자적으로 벌이는 선거운동에는 한계가 있었다. 주로 성명서 등을 통해 김대중 지지 입장을 표명하고, 전단이나 유인물로 가두선전활동 하는 정도였다. 문익환 민통련 의장만이 김대중 대선캠프의 전국 유세에 합류하여 김대중 지지를 호소하는 적극적 선거운동을 벌였다.
민청련은 주로 반노태우 운동에 집중했다. 그런 배경에는 김대중에 대한 적극적 지지와 당선 운동이 다른 한편에서 같은 반군사독재 전선에 있는 김영삼을 비난해야 하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도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민청련은 [민중신문[과 여러 종의 전단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배포했는데 그 제목만 훑어봐도 당시 민청련의 활동 내용을 짐작할 수 있다.
"용서 못할 학살원흉 전·노 일당 처단하자!""노태우는 절대 대통령이 될 수 없습니다.""전두환=노태우식 안정이란 살인, 고문, 최루탄공화국!!"
그밖에도 민청련은 민통련과 함께 '일하는 청년 1,2,3' 시리즈를 발행했는데, 이것은 주로 구로, 성수 지역의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선전물이었다.
"아빠, 나는 알아요. 아빠를 죽인 놈이 누군지를"이라는 제목으로 광주학살의 생생한 사진과 함께 광주항쟁의 원인과 경과, 의미를 대화 형식으로 쉽게 풀어쓴 자료집이었다. 자료집 발행자도 민통련, 민청련과 함께 동서울민청련, 남서울민청련, 북서울민청련을 전화번호와 함께 병기하여 지역지부 회원들의 선전활동에 활용했다.
선거 막바지에 가면서 김대중 후보 이름을 직접 거명하며 지지를 호소하는 유인물을 만들었다. 선거일 1주일 전부터는 민통련, 민청련, 지역지부 이름으로 '독재타도·민주쟁취 1,2,3호' 시리즈로 전단을 발행했는데, 그 중 마지막 3호의 제목은 "민주 승리의 축제를 김대중과 함께!! 우리 모두 김대중, 압도적 승리를!"(1987년12월14일자)이다.
이 전단 뒷면을 보면 12월 12일~18일을 '민주민권승리 쟁취기간'으로 설정하고, 12월 16일 선거일을 부정선거를 막아내고 승리를 쟁취하는 '민주혁명의 날', 12월 18일을 승리를 확인하고 축제를 벌이는 '민주승리의 날'로 정했다. 18일에는 정오에 시청광장에서 축제를 벌이자는 구체적인 시간 장소까지 명기했다.
선거 승리가 목전에 온 듯한 이런 선전물들을 기획했던 사람들은 정말 승리를 확신했을까? 사실 그들에게는 단지 선거용 구호만은 아니었다. 당시 선거운동 일선에서 뛰었던 사람들, 그 중에서도 특히 김대중 캠프 사람들은 부정선거만 없다면 반드시 승리한다는 확신에 차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4자필승론'과 공정선거감시단 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