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거래의 시작은 가족부터가족이 부모의 농산물을 판매하는 것이 직거래의 기본이다.
홍창욱
명절에 내 농산물을 직거래하려면 훨씬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은 소비자가 고를 수 있어야 한다. 선물은 과일만 있는 것도 아니고 농산물만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내 농산물이 하나밖에 없다면 크기, 포장형태, 가격 등으로 나눠서 다양한 선택의 폭을 주어야 한다. 내 농산물의 특징, 하다못해 나는 누구이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농사를 짓는다는 이야기가 있어야 신뢰를 준다. 이러한 내용들을 담아낼 광고지가 필요하고 이를 뿌릴 수 있는 소비자와의 접점이 필요하다. 그들이 많이 다니는 길목에 두어서 눈에 띄게 만들어야 한다.
운이 좋게 주문을 받았다면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직접 받는 것인지, 누구에게 선물하는 것인지, 고객 이름과 정보를 기록해두면 다시 찾을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 다음으로 선물은 선물답게 하는 포장도 신경써야 한다. 가능하면 내 이름이 들어간 포장박스를 맞춰야 하고 그것이 안 되면 전단지라도, 그것이 안 되면 명함이라도 맞춰야 한다. 농산물에는 이름이 박혀있지 않기에 별도로 브랜딩을 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브랜딩은 반복노출이되 스토리와 색깔, 형태, 로고가 통일성을 갖춰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은 이를 상품으로 인식하고 또 선물로 인정한다.
'지인의 보증'은 내가 아는 수백 명의 인맥에게만 통할뿐이며 '아는 사람'이라고 더 사먹지 않는다. 결국 '선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야 하는데 개별 농가에서 이를 맞춰서 준비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어렵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대기업이 유통하고 기획자와 디자이너가 브랜딩을 하더라도 농산물 자체는 농민들이 만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