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앞 집회모습
이희종
아무래도 협력업체보다는 중공업에서 일하는 것이 고용도 안정되고, 임금도 나았으니까요. 대부분 처음에는 이직을 거부했죠. 하지만 회사 측의 압박이 심해지고 시간이 지나면서 절반 정도는 이직한 것 같아요. 우리 부서 말고도 크레인부서, 지원부서 등 건조 부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모스에게 넘어갔습니다.
그다음에 회사는 이직을 거부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교육을 보내는 겁니다. 그래도 처음 교육은 괜찮았어요. 용접을 배웠거든요. 저는 원래 용접 자격증이 있는데 용접 자격증을 또 땄습니다. 그런데 용접을 하지 않던 관리직 사람들이나 그런 사람들은 교육받는 내내 힘들어했죠.
교육이 끝나고 자택 대기 3개월을 하고 회사에 갔더니 관련 부서가 아닌 다른 곳에서 일하게 했습니다. 페인트칠만 6개월을 했어요. 그리고 2017년에 2번째 교육을 다녀왔고 이번이 세 번째 교육입니다. 중간에 용접 일을 하기도 했지만, 계속 교육과 휴직을 반복하고 있어요.
가끔은 잘못 선택했나 하고 후회하기도 합니다. 겁도 좀 났고요. 모스로 이직한 사람들은 기본급은 깎였지만, 야근도 많이 시켜주고 해서 임금은 잘 받아가거든요. 그런데 저는 자택 대기 3개월 동안 기본급만 받고, 교육받고 휴직하면서는 기본급의 70%만 나왔고. 임금이 정상적으로 나오지도 않거든요. 일도 손에 안 잡히고 회사에 시달리다 보니까 심리적으로 힘들고... 유휴인력이라고 하는데 제가 보기엔 회사에 일거리가 없다고 보이지 않아요.
지금 공장 안에서 용접 일하는 동료들의 경우는 특근에 야근에 밤새워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규직들이 하는 일도 일 마치고 다음 날 오면 야간에 하청업체 직원들이 밤새 일을 다 해 놓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규직 한 명 임금이면 협력업체 직원 2명 쓰니까 회사에서 정규직을 줄이려고 그렇게 일을 시키는 것 같아요. 똑같은 용접일인데도 저희 같은 사람들을 투입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