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청산도의 돌담. 그 길을 따라 마을주민이 걷고 있다. 지난 4월 15일 당리에서다.
이돈삼
청산도가 좋다는 건, 한 번이라도 가본 사람이라면 다 인정을 한다. 미처 가보지 않은 사람도, 언젠가는 한 번쯤 가보고 싶어 하는 섬이다. 여러 번 찾아가도 좋은, 갈 때마다 감동을 선사해주는 섬이 청산도다. 사철 언제라도 멋진 섬이다.
유채꽃과 어우러지는 봄에 가장 아름답다. 샛노란 유채꽃이 파란 하늘과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져 황홀경을 연출한다. 유채밭을 감싸고 있는 돌담길도 다소곳하다. 봄바람에 일렁이는 청보리와 마늘밭도 정겹다. 산자락에서 계단을 이루는 다랑이 논도 애틋하다.
청산도에서 슬로걷기축제도 열리고 있다. 지난 4월 7일 시작됐다. 어린이날 대체휴일인 5월 7일까지 계속된다. 축제에는 달팽이수레와 소달구지 체험, 서편제 마당극, 슬로길 버스킹, 청산도 향토문화 전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축제는 중요하지 않다. 청산도를 뉘엿뉘엿 걸으면서 느림과 쉼을 체험하는 것으로 족하다. 슬로길은 모두 11개 코스 42.195㎞로 이뤄져 있다. 마라톤 풀코스와 같은 거리인 만큼, 빨리 걷기보다 각자의 여건과 체력을 감안해 천천히 걸으면서 청산도의 봄을 만끽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