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사 더보기 하루 이틀은 시골에서 닷새는 도시에서 지낸다. 손바닥만한 농막에서 풍경과 함께 지내는 일은 스스로 선택한 '단절'과 '고립'이다. 관계가 복잡해지는 사회에서 가끔은 관계를 끊고 자연에 몸과 마음을 맡겨도 좋을 일이다. <시골에서, 어디에도 사소한 풍경은 없다>라는 제목으로 시골얘기를 산문과 시로 쓸 계획이다.-기자 말1볼 수 없었지만 움직이고 있었다. 성장속도는 하루에 0.1mm나 됐을까. 어둠속에서 빛이 있는 곳을 찾아, 더 큰 숨을 쉴 수 있는 곳을 향해 길었던 추위와 겨울을 뚫고 마침내 환한 웃음을 지었다. 지난주, 잊고 있던 꽃이 피었다. 구근을 사다가 마당에 묻은 것은 지난해 11월. 외국계 대형마트에서 구근을 판다는 것을 안 것도 그 즈음이었다. 그냥 묻어두면 봄에 필 것이라는 조언도 까맣게 잊고 있었다. 3월 봄기운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싹이 올라오는 걸 확인한 뒤에야 막연한 기대를 했다. 4월로 접어들자 꽃망울을 맺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함박 웃는 표정을 지었다. 옅은 화장기여서 더욱 예뻤다. 별다른 관심도 없었던 튤립의 꽃말을 찾아보기도 했다. 전해오는 꽃말보다는 '어둠의 색채는 하얀'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싶었다. 큰사진보기 ▲땅을 뚫고 올라와 싹을 틔우는 튤립2018년 3월17일 모습, 싹이 올라와 있다정덕재 큰사진보기 ▲따뜻한 햇살을 즐기는 튤립2018년 3월31일 모습, 잎새의 빛깔이 짙어지고 있다정덕재 큰사진보기 ▲꽃을 피운 튤립2018년 4월 14일 모습, 튤립이 자신의 존재를 맘껏 뽐내고 있다. 뽐내도 좋을만큼 겨울을 견뎠다정덕재 큰사진보기 ▲튤립의 하늘보기2018년 4월14일 모습. 겨울을 견딘 봄의 선물이다정덕재 튤립을 키워보는 것은 처음이다. 구근을 심은 뒤 물을 주었던 기억도 없다. 문득문득 튤립을 심었다는 것을 상기하곤 했지만 눈에 보이지 않으니 별다른 느낌을 가질 수 없었다. 지난 3월, 첫 싹을 보면서 작은 알뿌리 하나에 가득 담겨져 있던 생명의 기운을 상상했다.2흙을 파내고 너를 묻었다묻고 나니 답이 궁금했고묻고 나니 얼마나 숨이 찰지 가슴이 답답해졌지만보이지 않으니 잊었다그림자가 자라지 않아외로움이 없고숨을 쉬지 않으니 향기도 없는 줄 알았다흔적을 통해 존재를 확인하는 습관은너도 예외는 아니었다싹이 올라오고 잎새가 가슴을 펴고 빛깔로 꽃을 만드니 튤립 반가운 표정을 보며 금세 겨울의 뿌리를 잊는다 맨살로 견뎠던알몸을 잊는다 봄과 붙어있는 겨울을 잊는 1밀리미터도 내다보지 못하는 한심한 망각낮게 깔리는 향기가뒤통수를 친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튤립 #봄기운 #4월 #시골 추천5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정덕재 (and332) 내방 구독하기 페이스북 주로 글쓰고 영상기획하고, 주로 대전 충남에서 지내고, 어쩌다 가끔 거시기 하고 이 기자의 최신기사 "내 시가 세탁소 옷걸이 정도만 되어도 좋겠습니다"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용산 '친오빠 해명'에 야권 "친오빠면 더 치명적 국정농단" "망언도 이런 망언이..." 이재명, 김문수·김광동·박지향 파면 요구 '주술사'부터 '서류뭉치'까지... '명태균 게이트' 입 연 제보자 AD AD AD 인기기사 1 81분 윤·한 면담 '빈손'...여당 브리핑 때 결국 야유성 탄식 2 나무 500그루 가지치기, 이후 벌어진 끔찍한 일 3 민박집에서 이런 이불을 덮게 될 줄이야 4 [단독] 명태균 "검찰 조사 삐딱하면 여사 '공적대화' 다 풀어 끝내야지" 5 천재·개혁파? 결국은 '김건희 호위무사'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꽃을 보니 알몸의 뿌리를 잊어버리는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인기기사 81분 윤·한 면담 '빈손'...여당 브리핑 때 결국 야유성 탄식 나무 500그루 가지치기, 이후 벌어진 끔찍한 일 민박집에서 이런 이불을 덮게 될 줄이야 [단독] 명태균 "검찰 조사 삐딱하면 여사 '공적대화' 다 풀어 끝내야지" 천재·개혁파? 결국은 '김건희 호위무사' 윤석열·오세훈·홍준표·이언주... '명태균 명단' 27명 나왔다 미 대선, 200여 년 만에 처음 보는 사태 벌어질 수도 '주술사'부터 '서류뭉치'까지... '명태균 게이트' 입 연 제보자 "민주당 지지할 거면 왜 탈북했어?" 분단 이념의 폭력성 뒤숭숭한 용산... 엄마들이 윤 대통령 탄핵집회에 나선 이유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