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4주기를 3일 앞둔 금요일, 덕성여대에서 세월호 생존학생 및 유가족 간담회가 열렸다.
윤태은
- 유가족분들은 4년이란 시간동안 어떤 마음으로 싸워오셨는지 궁금하다.
건우아버님 "싸워올 수 있었던 이유는 하나다. 바로 건우는 내 아들이기 때문이다. 아버지이기 때문에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 별이 된 아이들의 명예를 되찾아 주는 것이 아빠엄마들이 해야 하는 이유이며, 다들 열심히 싸우고 있다."
애진아버님 "세월호에서 돌아온 애진이가 '아빠는 진상규명 할거지?'라고 묻더라. 참사 발생 후, 너무 힘들어서 잠도 제대로 못 들었다. 엄마 아빠는 자식이 살아왔다고 해도 서로를 양심적으로 바라볼 수가 없었다. 이후 직장을 그만두고 활동하기 시작했다. 여러 힘든 순간 속에서 애진이가 용기를 많이 줬고, 덕분에 꿋꿋하게 지내올 수 있었다. 또한, 생존학생 부모가 유가족 분들에게 말을 거는 것이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아직 밝혀진 게 없기에 진상규명을 반드시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싸워왔다."
애진님 "나는 당사자니까 당연히 진상규명에 열심히 활동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당사자가 아님에도 열심히 활동하는 사람들을 보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의 친구들이 떠난 이유를 알아야 하니까 더 열심히 하는 것 같다."
-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직 진실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고 책임자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 많은 부분에서 문제가 있는데,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무엇인가.애진아버님 "일부는 세월호가 교통사고라고 이야기한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나라 재난 중 실제 국민이 그날 사실을 명확히 본 참사기에 아픔이 더 크다. 일반적인 교통사고의 경우 119가 도착해 생명은 가장 먼저 확인한다. 그러나, 세월호의 경우, 해경이 도착해서 사람을 먼저 구조해야 되는데 안했다. 구할 수 있음에도 구하지 않아 결국 304명이 빠져나올 수 있는 시간에도 빠져나오지 못하고 죽음을 당했다.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쉽게 버리고, 국민을 구하지 않은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건우아버님 "못 구한 것이 아니라 안 구했다. 또한 정부가 세월호 특조위를 굶겨 죽였다, 목졸라 죽였다. 정부가 왜 특조위 진상 규명활동을 의도적으로 방해했을까? 감추고 싶었던 걸까? 최근 네덜란드 해양 연구소 마린에 가서 시험한 결과 정부가 발표한 AIS 항적도가 불가능한 항적도라는 결과가 나왔다. 의혹이 참 많다. 우리는 도대체 무슨 이유 때문에 구조를 하지 않았는지 그리고 왜 진실을 감추는지 궁금하다. 그것이 진상규명이고 우리가 밝히고자 하는 핵심이다."
- 최근 자유항주실험 결과를 검찰이 의도적으로 은폐했다는 뉴스가 나왔는데 어떤 상황인가.
건우아버님 "정부가 발표한 항적이 도저히 나올 수 없는 항적이라는 사실이 네덜란드 해양연구소 마린에서 300번 넘게 진행한 자유항주실험과 침수실험을 통해 통해 증명됐다. 그런데 문제는 이전에 선체조사위원회에 크리소(KRISO)에서도 이와 동일한 실험을 100회 이상 했고 마린에서 나온 결과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그런데 이 결과를 검찰이 증거로 채택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크리소에 정보공개를 요구했더니 공개할 수 없다는 대답을 했다. 크리소에서 실험한 결과가 마린에서도 똑같았는데 왜 증거채택 안되었는지도 조사해야 한다. 이에 검찰은 크리소에서 실험한 결과는 여러 상황이 빠져있어서 증거 채택을 할 수 없었다고 변명했다. 이 또한 진실을 밝혀야 한다."
- 대통령의 7시간 의문이 서서히 풀리고 있다. 잠을 잔다고 골든타임을 놓쳤고, 이를 감추기 위해 최초보고 시각을 조작했다는 것인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애진아버님 "애초에 국민들이 몰랐던 내용은 아니었다. 가족들도 많은 기자들 통해 조사하여 뭐했을까 그 시간 동안. 자고 있었다. 근데 문제는 그게 끝이다. 언론이 그 7시간만 딱 건드린 것이다. 당시 상황에 관계 되어있던 이들이 누군지를 밝혀야 한다. 대통령이 그 시간에 지시해라 한마디만 했어도 아이들을 다 구했을 것이다. 배에서는 방송으로 '단원고 학생들 가만히 있으라'고 지시했고 생존학생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학생들은 자신들이 움직이면 배가 더 기울까봐 가만히 있었다고 한다.
우리는 대통령의 7시간 동안의 사생활을 알고 싶지 않다. 왜 그 시간동안 배에서 시키는 대로 가만히 있었던 우리 어린 아이들을 구하라는 말을 하지 않았는지가 핵심이다. 7시간에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부분만 언론에 올라가니까 좀 화도 나고 어이가 없었다."
- 그동안 잘못된 언론 보도나 막말한 사람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받은 적 있으신가.건우아버님 "가족들과 세월호 활동하는 이들을 폄하하는 언론으로부터 사과 받은 적은 한 번도 없다. 그 누구도 사과하지 않았다. 그 수많은 막말 중 엄마, 아빠들이 자식들 가지고 시체장사 했다는 지만원의 말에 특히도 화가 났다. 또한 최근 2기 특조위가 통과 될 때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이 더 밝힐게 뭐가 있냐고 막말하기도 했다. 이제는 사과 받고 싶지도 않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