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우 박근혜 청와대 정무수석. 사진은 2013년 12월 13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모습.
남소연
정 실장은 "박준우 전 이사장과 LS가 가까운 사이다"라며 "박준우 전 이사장은 스탠포드대에도 1년 있었는데 스트라우브도 국무부 한국과장을 지낸 뒤에 스탠포드대 아태연구소 부소장을 맡은 적이 있다, 그런 인연으로 박준우 전 이사장이 스트라우브를 세종연구소에 데려온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6일 오전 기자들에게 보낸 논평('중앙일보의 거듭된 사실왜곡과 정정보도 요구 거부 유감')에서도 이렇게 설명했다.
"스트라우브가 세종연구소에 '세종-LS 연구위원'으로 근무하게 된 것은 어디까지나 박준우 전 세종연구소 이사장의 노력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박 전 이사장은 스트라우브에게 LS의 후원을 받아 1년 단위로 두 차례 계약을 진행해 총 2년간 세종연구소에 근무하는 것을 제안했고, 스트라우브가 이를 수락해 한국에 오게 되었습니다." 고위 외교관 출신인 박준우 전 이사장은 박근혜 정부 시기인 2013년 8월부터 2014년 6월까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냈다. 공교롭게도 박 전 이사장은 지난해 1월 14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조사를 받았다. 그가 근무했던 청와대 정무수석실은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의 지시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고 지목된 곳이다.
"스트라우브가 연구소에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한 이유문제는 세종연구소 이사장의 교체와 스트라우브의 계약기간 만료가 겹쳤다는 점이다. 박준우 전 이사장은 청와대 정무수석에서 물러난 직후인 지난 2015년 2월 10일부터 세종연구소 이사장으로 재직해왔다. 박 전 이사장의 임기는 당초 오는 2019년 2월 9일까지였지만 정관이 개정되는 바람에 지난 2월 9일로 앞당겨졌다. 스트라우브의 1년 계약기간도 지난 2월 28일에 만료됐다.
박 전 이사장의 후임은 백종천 전 청와대 안보실장이었다. 백종천 신임 이사장은 노무현 정부 때인 지난 2006년 11월 청와대 안보실장을 맡았고, 다음해 2월 국가안보회의(NSC) 상임위원장까지 겸임했다. 노무현 정부 외교안보정책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대선 때에는 문재인 후보의 국방안보자문그룹인 '더불어국방안보포럼'에서 활동했다.
정 실장은 6일 치 논평에서 "스트라우브가 연구소와 2차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박준우 전 이사장의 임기가 만료되어 퇴임하게 되었고, 신임 이사장은 스트라우브와의 계약이 불필요하다고 판단해 추가계약을 하지 않았다"라고 해명했다.
정 실장은 5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인터뷰에서도 "스트라우브는 정식연구원도 아니고 LS의 후원을 받아 연구소에 있는 건데 연구소에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돼 추가계약을 안한 것이다"라며 "이것은 연구소가 자율적으로 결정한 것이지 청와대로부터 압력을 받아 그렇게 한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렇다면 세종연구소는 왜 스트라우브가 연구소에 도움이 안된다고 판단한 것일까? 정 실장은 "그동안 스트라우브가 해온 발언 등을 봤을 때 연구소에 도움이 안 된다고 봤다"라며 "'평창올림픽 기간 중에도 한미군사훈련을 중단하지 않고 계속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한국은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균형자적인 역할이 아니라 미국을 택해야 한다'고 했는데 그런 것들이 연구소에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정 실장은 "이미 (추가)계약이 체결돼 근무하는 중이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계약도 만료됐고, 연구소에 도움도 안되는 사람을 굳이 (추가계약을 통해) 더 데리고 있을 필요가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청와대·외교부 개입 흔적 없어... 연구소 "정정보도 안 하면 법적대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