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사건 70주년인 3일 오후 대구시민단체들은 대구백화점 앞에 분향소를 차리고 영령들을 추모했다.
조정훈
"4.3은 아픔이지만 바로 세워야 할 우리의 약속입니다."문재인 대통령이 제주 4.3건 70주년 추념식에 참석해 국가공권력에 의한 희생을 사과한 가운데 대구에서도 시민들이 분향소를 차리고 추모공연과 기자회견, 평화버스 등 다양한 추모행사를 가졌다.
대구지역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4.3항쟁 70주년 대구행사위원회'는 3일 오후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의 잘못으로 인한 아픈 역사를 정의롭게 청산하고 4.3의 정신과 교훈을 되세겨 정의와 인권, 평화와 통일의 나라로 나가는데 모두 함께 나서자"고 강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70년 전 제주에서는 국가의 이름으로 3만여 명 이상의 국민을 학살하는 대참극이 벌어졌다"며 "4.3의 비극은 한국전쟁 전후의 대규모 학살과 군사독재 정권의 인권유린 등으로 되풀이되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공식적인 진상조사를 통해 국가권력이 무고한 국민을 학살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고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은 국가를 대표하여 유족과 제주도민들에게 사과했다"며 "그동안 빨갱이, 폭도라는 오명이 두려워 숨죽여 지내던 유족들은 그나마 어깨를 펼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하지만 과거청산과 치유의 근본인 정의가 빠진 말뿐인 명예회복이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국가의 잘못으로 생긴 피해는 구제되어야 하고 당시 주요 가해 책임자에 대해서는 범죄사실을 명백히 밝혀 역사의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며 "정의로운 청산 없이 4.3의 아픔은 온전히 치유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