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운기마을 울력에서 경운기가 필수인 것은 바로 사진에서 설명해주고 있다.
송상호
아침 6시에 이런 마을 방송이 버젓이(?) 마을에 울려 퍼진다. 도시 같으면 어림도 없는 방송이다. 우리 마을은 대부분이 어르신들이라 일찍들 일어나시니, 그리 이른 시간도 아니다.
우리 마을 이장님(우리 마을에서 제일 젊은 사람이 이번에 이장이 됨)은 미혼이라, 신세대 감각을 발휘해 며칠 전부터 휴대폰 문자로 "마을 대청소 한다"고 알리긴 했다. 이렇게 미리 알려드려도 문자가 생활화되지 않으신 어르신들과 당일 아침에 다시 이야기하지 않으면 잊어버리는 어르신들을 위해, 당일 아침 마을방송은 필수다.
아침 식사를 끝낸 마을 사람들은 하나둘씩 마을회관 앞마당으로 모여든다. 마을 아버지와 어머니, 형님과 형수님들의 손에는 낫, 호미, 괭이, 갈고리, 삽, 빗자루, 톱 등 다양한 청소도구들이 들려 있다. 이 중에서 역시 '군계일학'은 경운기를 몰고 나타나는 마을 형님이다. 때론 트랙터가 동원되기도 하지만, 그것은 특별한 경우에 한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