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그림
북극곰
그림책 <행복한 가방>(김정민, 북극곰, 2018)은 어머니가 아이한테 내어준 등짐을 아이가 매우 싫어하는 이야기로 첫머리를 엽니다. 아이는 어머니가 아이를 사랑하는 손길이 아닌, 동무들 눈치를 따집니다. 아이는 어머니 손길이 사랑스레 밴 등짐이 아닌, 동무들이 손가락질하는 몸짓에 휘둘려요.
참으로 딱한 노릇입니다. 아이는 왜 저를 따사로이 지켜보고 아끼는 어버이 손길이 아니라, 저를 놀리거나 따돌리는 짓궂은 아이들 손길대로 움직이고 말까요?
곰곰이 따지면 아이만 이와 같지는 않아요. 어른도 남이 하는 말에 휘둘리곤 합니다. 이를테면 "그 옷 어울리네" 하고 말하면 좋아하고 "그 옷 밉네" 하고 말하면 싫어하지요. 옆에서 말 한 마디를 보탰다고 우쭐하거나 찡그리지요.
어른들이 얼굴이나 몸을 뜯어고치는 일을 하는 까닭은 여럿일 텐데, 이 가운데 하나는 남 눈치를 보기 때문이지 싶습니다. 남들이 보기에 예쁘기를 바라면서 얼굴이나 몸을 뜯어고치잖아요. 옷도 남들이 나를 예쁘게 봐주기를 바라면서 차려입곤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