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하는 안철수-유승민28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서울시당 개편대회에서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과 유승민 공동대표가 대화하고 있다.
남소연
더욱 심각한 것은 양당 공히 지독한 인물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한국당은 서울시장 후보조차 못 낼 판이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빅매치가 될 것이라며 홍준표 대표가 직접 영입에 나섰던 이석연 전 법제처장을 비롯해 홍정욱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 등이 줄줄이 출마를 고사했다. 전쟁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 전장에 나설 장수가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는 셈이다. 사정이 이러니 당 중진들 사이에서는 '당 대표가 직접 나가라'는 볼멘소리까지 터져 나오고 있다.
전략공천 역시 잡음이 끝이질 않고 있다. 홍준표 대표의 '사천'이라는 비판이 터져 나오는가 하면 공천에 불복해 반기를 드는 모습도 속속 연출되고 있다. 급기야 29일에는 창원지역 우선공천 후보자 명단에서 배제된 안상수 창원시장이 당의 결정에 강력하게 반발하며 탈당과 무소속 출마 의지를 피력했다. 한국당은 현재 안상수 시장 외에도 곳곳에서 공천갈등이 벌어지는 등 자중지란에 빠져 있는 상태다. 당의 전략공천 움직임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가 이어질 경우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바른미래당의 상황은 그보다 더 심각하다. 조직과 세력에서 크게 열세인 바른미래당은 낮은 지지율에 울상을 짓고 있다. 통합의 컨벤션효과를 거의 얻지 못한 데다가 한국당과의 차별화를 위한 정책과 전략의 부재를 드러내며 인재 영입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평가다. 바른미래당이 '이삭줍기'라는 비아냥에도 불구하고 한국당 출신 인사들을 영입한 것도 그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서울시장 출마가 유력시되고 있는 안철수 위원장을 제외하면 시·도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 눈에 띄지 않을 만큼 극심한 인재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짧은 칩거(?)를 끝내고 안철수 위원장이 당무에 복귀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정이 달라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지율은 여전히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고, 인재 영입 또한 지지부진한 상태다. 안철수 위원장이 영입한 인재 역시 기대에는 못 미친다는 게 중평이다. 인재영입 1호였던 정대유 전 인천시 시정연수단장은 인지도 면에서, 장성민 전 의원은 과거 국민의당 시절 입당이 불허된 인사라는 점에서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다.
그런가 하면 안철수 위원장이 두 번째로 영입한 한국당 소속 전·현직 수도권 지역 지방의회 의원 7명은 '분리수거', '이삭줍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홍지만 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자유한국당에서는 '곰팡내'가 나 뒤로 빼놨던 분들만 골라서 분리수거해 주시니 곰팡내가 없어져서 고맙기는 한데, 바른미래당에 곰팡내가 날까 미안하기도 하고 염려가 된다"고 꼬집기도 했다.
백의종군을 선언했던 안철수 위원장이 생각보다 이른 시기에 당무에 복귀한 것은 지지율 상승과 인재 영입을 견인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안철수 위원장의 당무 복귀에도 바른미래당의 지지율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세간의 이목을 끌어모을 수 있는 인재 영입도 아직까지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지지율 반등과 인물난을 극복해야 하는 바른미래당으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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