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조속한 만남을 희망했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오는 5월 안에 만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한 후 발표했다. 사진은 1월 8일 앤드류공군기지에서 손 흔들어 인사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1월 13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국가과학기술원을 방문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연합뉴스
'단계적·동시적 조치' 대 '리비아식 해법'.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한 얘기를 계기로 북미정상회담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진다.
김 위원장 발언 속 '단계적·동시적 조치'는 2005년 9.19 공동성명과 2007년 2.13합의, 10.3합의와 같은 방식으로 하자는 이야기처럼 들린다. 최근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에 존 볼턴을 앉힌 걸 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중은 '선 핵폐기 후 보상'이라는 리비아식 해법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관련국의 합의 이행이 따르지 않은 6자회담은 실현되지 못했고, 리비아식 해법은 지난 2004년 비공식 채널로 제안됐지만 북한의 반발만 샀다.
김정은과 트럼프가 서로 다른 해법을 생각하고 있다고 가정한다면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다. 두 정상이 서로의 만남에 너무 큰 기대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대해 시 주석의 설명을 듣고는 트위터에 "우리의 만남을 기대하라"고 썼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와의 만남을 미리 설명하러 기차를 타고 베이징까지 갔다.
'동상이몽'인데, 서로 다른 꿈을 꾸는 것을 아는 두 사람이 큰 기대를 가진 것처럼 행동할 수 있을까. 한국의 많은 매체들은 회의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북미정상회담 전개 과정을 주시하며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있는 정부 쪽에서는 이번 북미대화의 양상이 예전과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기대를 해봐도 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김정은-트럼프 만남 자체가 파격적이고,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탑 다운' 방식의 대화라 일단 만남이 성사되면 성과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예측도 나온다.
남북관계, 미국의 대외정책 등을 오랫동안 연구하거나 깊이 관여해왔던 전문가들도 한반도를 중심으로 숨가쁘게 돌아가는 여러 정상회담 진행과정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 29일 오후 <오마이뉴스>는 4명의 전문가와 전화 인터뷰를 했는데 이들의 분석·전망에서 공통점을 찾았다. 첫째는 '이번 북미정상회담 전개상황은 과거의 핵협상과는 양상이 다르다'는 것, 둘째는 '트럼프-김정은 협상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인터뷰 내용 게재 순서는 가나다순).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 "리비아도 단계적이었다... 북·미, 공통점 많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