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근처 바닷가에서 즐기는 미니운동회. 바다가 친숙한 타우랑가 아이들
오세진
줄지어 맨발로 학교 근처 바닷가로 향하는 아이들. 오늘은 '비치데이'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작은 운동회가 펼쳐진다. 절로 솟는 함박미소는 덤이다. 아이는 아침부터 5달러를 달라더니 신나서 학교에 간다. '마켓데이'에 아이들은 스스로 만든 팔찌와 장난감을 사기도, 팔기도 한다.
'펀 데이'에는 체육관에서 하키, 축구, 농구, 달리기 등 하루 종일 스포츠를 즐긴다. '디스코 데이'는 열광의 도가니. 자유로운 감정 표현이 익숙하지 않던 아이는 첫 파티 때는 야광팔찌만 만지더니, 두 번째 파티 때는 놀라울 정도로 막춤을 췄다. 뉴질랜드 초등학교의 특징은 다양한 액티비티다. 놀이와 공부의 경계가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놀면서 배우며 자란다.
뉴질랜드에선 보통 한국보다 한 살 어린 7살의 나이에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유치원을 보낼 때와는 사뭇 다른 긴장감으로 학교에 첫발을 내디딘 순간, 절로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눈길을 끈 것은 광활한 잔디 운동장과 놀이터, 그리고 편안해 보이는 교실 분위기다. 학교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학교는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곳이라는 무언의 압박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열 대여섯 명의 아이들이 바닥에 모여 앉아 선생님과 가까이 이야기 나누고, 활동할 때는 테이블에 몇 명씩 둘러앉아 도란도란 정다운 시간을 갖는다. 교실 밖 활동도 많고, 한 학년 많거나 적은 학급 3~4개가 한 조를 이뤄 어울리는 시간도 있다. 매주 열리는 조회시간엔 학년별로 춤과 노래를 준비해 한바탕 즐긴다.
'맨발 산책'에 '디스코 파티'까지, 지루할 틈 없는 수업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