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희
민성이가 태권도를 시작한 지 2년이 되었다. 태권도를 어찌나 좋아하는지 민성이의 꿈은
태권도 선수이고, 학교에는 가기 싫어해도 태권도장에는 꼭 가야 하는 태권소년이다.
그 열정만큼 민성이는 태권도대회에 작년부터 참가했는데, 종목은 품새. 이번 철원에서 열린 강원도협회장기태권도대회에도 출전했다.
일등을 하겠다는 욕심이 앞서지는 않았다. 그저 이런 대회에 참가하여 다른 아이들이 하는 모습을 함께 지켜보며 꿈을 키워나가는 민성이가 되고, 난 그 뒤에서 묵묵히 지켜주는 엄마가 되고 싶었다.
내 아이가 꿈을 꾼다는 건 더 없이 행복한 일이다. 요즘은 꿈이 없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고, 엄마들의 욕심으로 아이의 꿈을 결정하는 일도 많다.
늘 아이편에서 생각하려 했던 난 민성이가 태권도선수가 되고 싶다는 말에 매우 기뻤고 든든한 지원자가 되어주기로 했다.
늘 '괜찮아'라는 말로 민성이를 위로하고 용기를 주었다. 태권도뿐만 아니라 다른 일에도 마찬가지였다. 경기에 졌을 때 실망하지 않을까, 라는 걱정에 난 늘 민성이의 마음을 먼저 다독거려주었다.
지난 대회에는 메달을 따지 못하고 참여만 하는데 의미를 두었다. 그러나 민성이는 내심 메달을 목에 걸고 온 또래 친구가 부러운 눈빛이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면서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품새 개인전에서 민성이는 작년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던 친구와 대결했다. 결과는 패. 상대편의 판정깃발이 올라가는 순간 민성이는 실망하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괜찮다고 다음에 잘하면 된다고 애써 웃으며 말했다.